"산은 인물을 키우고 물은 재물을 늘려준다"는 격언으로 한양을 해석하는 대목은 특히 흥미롭다.
서울의 지형과 물길, 부자들이 모여 사는 동네의 공통점을 짚어가는 과정은 역사 수업과 공간 탐험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느낌이다.
설명은 친절하면서도 과감하고,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 도시는 왜 여기에 이렇게 자리 잡았을까 하고 말이다.
자연의 언어를 따른다는 문장은 이 책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낸다.
풍수는 자연을 지배하려는 기술이 아니라, 자연이 이미 말해온 질서를 읽어내는 감각이다.
그 감각은 예술로 확장된다.
예술은 풍수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풍수를 바꾸기도 한다는 관점은 이 책의 중요한 축이다.
산수화를 읽는 법, 그림 속 기구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찾는 방법을 따라가다 보면 그림 앞에서의 태도마저 달라진다.
물은 기를 빌려 어머니가 된다는 설명 이후, 그림 속 물길은 더 이상 배경이 아니다. 기의 흐름을 품은 주체로 다가온다.
고흐의 그림을 풍수의 눈으로 해석하는 장면 역시 익숙한 이미지를 낯설게 뒤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