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타인을 판단하지 말라는 그의 조언이 인상적이었다.
"남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 그대는 그의 사정을 모른다."
이 문장은 지금 시대에 가장 필요한 말이 아닐까.
단편적인 장면만 보고 결론을 내려버리는 일이 많아질수록 관계는 더 건조해지고 마음은 더 경직된다.
결국 판단은 나를 갉아먹고 마음의 평정을 무너뜨린다.
그래서 그는 타인을 향한 시선을 거두고, 나를 단단히 세우는 일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그 자세가 결국 삶을 부드럽게 만든다는 사실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수천 년 전 사람의 메모가 이렇게 오늘의 마음을 비춰줄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시대가 달라도 인간의 고민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삶이 시험장이고, 우리는 매일 시험을 치르며 살아간다.
그래서 초역 명상록은 위대한 철학서라기보다, 현실을 견디는 데 필요한 마음의 연장처럼 느껴졌다.
큰 소리로 가르치려 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건네는 조용한 문장들이 오히려 더 강하게 다가온다.
짧은 글들로 이뤄진 책인데, 이 책에 담긴 문장들은 하나같이 삶의 지혜로 이어진다.
오늘을 더 잘 살고 싶다면, 흔들림 속에서도 중심을 지키고 싶다면, 이 책이 전하는 조언들은 충분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마음이 흔들리는 날, 다시 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제의 기록이지만 동시에 한 인간이 스스로를 잃지 않기 위해 남긴 치열한 고백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