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들레르는 세상의 빛과 어둠을 동시에 직시한 시인이었다. 그는 신성모독이라는 무거운 혐의로 법정에 서기도 했지만, 바로 그 과감한 시선 덕분에 19세기 프랑스 문학의 경계를 확장한 인물이 되었다.
당시 사회에서 터부시되던 주제를 거리낌 없이 시 속에 불러내며, 인간이 가진 숭고함과 타락을 동시에 포착해냈다.
《악의 꽃》 속 시는 하늘과 바다, 신과 악마, 천상의 영역과 지상의 나락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감상하는 사람을 신화와 현실 사이 어딘가로 끌어당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