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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를 선택하는 22가지 방법
마키타 젠지 지음, 송수진 옮김, 장항석 감수 / 더난출판사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살면서 아플 일이 없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언젠가는 병원 문을 두드릴 일이 생긴다.
그 순간 가장 절박한 질문은 바로, '어떤 병원에 갈까?', '어떤 의사를 만날 수 있을까?'일 것이다. 여기서 시작된 선택이 치료의 방향을 바꾸고, 인생의 흐름을 뒤흔들 수 있다.
『의사를 선택하는 22가지 방법』은 바로 그 결정적인 순간, 어떻게 현명한 선택을 내릴 수 있는지 구체적인 길을 제시하는 책이다.
책을 펼치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문장은 '의사 선택이 삶과 죽음을 좌우한다!'
어딘가 과장되었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실제 사례들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수술 후 몇 달 만에 재수술을 받은 환자,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검사와 치료에 동의서부터 작성하게 만든 병원…. 이 책에 등장하는 사례들은 남의 일이 아니라 언제든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현실이다.
특히 '좋은 의사를 만나서 살아난 사람들'이라는 챕터에서 언급된 사례는 단순한 행운이 아니라 철저히 정보를 탐색하고, 신중히 선택한 결과라는 점에서 묵직한 울림을 준다.
이 책은 의사와 병원을 고를 때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수술 동의서에 서명하기 전에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소개받은 병원이라고 무조건 믿어도 되는지 등 실전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팁들이 상세히 담겨 있다.
특히 '소개받은 병원에 의문을 품지 않는다 → 소개받은 의사도 다시 확인한다'는 문구는, 내가 지금껏 얼마나 수동적으로 병원을 다녔는지를 돌아보게 했다.
책의 중반부에서는 전문의 제도의 필요성과 현실을 날카롭게 짚는다.
일본의 경우, 학회마다 세분화된 전문과목 기준을 마련해 보다 구체적인 진료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유명한 병원이나 대형 병원이 아니라 나의 질병에 가장 적합한 전문 영역을 갖춘 의사를 찾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달았다.
의료는 정답이 하나인 수학이 아니다. 환자 개개인의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만큼, 결국 나에게 맞는 의사를 찾는 주체적인 자세가 핵심이다.
또한 이 책은 환자에게는 병원과 의사를 선택할 권리가 있으며, 그것은 결코 병원이나 의사에게 예의 없는 행동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의료 시스템 안에서 환자라는 존재는 언제나 수동적이고 순응적인 자세만을 강요받기 쉬운데, 이 책은 그런 관성을 부순다.
내가 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나를 진료할 의사에 대해 물어보고, 이해하고, 필요하다면 바꾸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책을 읽으며 나 역시, '혹시 내가 지금 다니는 병원이 정말 최선일까?', '진료실에서 말없이 끄덕이기만 했던 건 아닐까?' 자꾸만 되묻게 되었다.
내 건강의 방향키는 결국 내가 쥐고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절감했다.
『의사를 선택하는 22가지 방법』은 정보 없는 의료 소비자인 개개인을 판단할 줄 아는 의료 주체로 변화시키는 책이다.
삶에서 가장 절실한 순간, 가장 정확한 선택을 내리기 위해 꼭 읽어야 할 책.
어쩌면 이 책 한 권이, 지금 나와 가족의 생명을 지키는 출발점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