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 - 이곳이 싫어 떠난 여행에서 어디든 괜찮다고 깨달은 순간의 기록
봉현 지음 / 김영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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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의 그림을 바라보면 여행지 풍경이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손끝에 닿지 않은 골목과 계단,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는 광장이 낯익은 감정으로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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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는 제목을 보면, 지난 여행을 되돌아보며 '그럼에도' 아주 예쁘게 웃었던 순간들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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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 봉현이 마음 한편의 우울함을 부끄러워하며 조용히 길을 나선 기록이다.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했던 슬픔, 스스로도 외면하고 싶었던 감정들을 품고 떠났지만, 길 위에서 그 마음들을 천천히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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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는 여행지에서의 작고도 특별한 에피소드들이 그림과 글로 나란히 놓여 있다. 그래서 이 여행은 더는 혼자의 기록이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에도 닿을 수 있는 이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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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봉현은 오랜 시간 여행자로 살았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 도시의 오후 햇살이 그대로 머물고, 어딘가에 앉아 있는 이방인의 마음이 곁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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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산티아고, 인도, 네팔… 발자국이 찍힌 곳곳마다 이야기가 남고, 그림이 덧붙는다. 이 책에서 그림은 여행지의 풍경이면서도 감정의 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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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이 책 안에서 일상과 다르지 않다. 어떤 장면은 골목의 작은 테이블 위에서 시작되고, 어떤 문장은 길 위에 흩어진 생각에서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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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고 바랜 벽 위에 그림을 그려 나를 남겨두었다'는 짧은 글귀는 그림자처럼 길게 따라붙는다. 떠나온 시간들이 그저 스쳐가는 기억이 아니라, 마음속에 닿아 있는 하나의 고백처럼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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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 보면 어쩐지 위로받는다. 특별한 말을 건네지 않지만, 누군가의 시선이 조용히 곁에 있다는 느낌을 준다. 누군가는 외로움에서 이 책을 펼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용기를 얻기 위해 책장을 넘길 수도 있다. 그 마음을 미리 아는 듯이, 이 책은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온다. 각자의 속도로 읽을 수 있는 여백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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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마주친 사람들 또한 이 책의 중요한 풍경이다. 특별한 사연 없이 스쳐간 얼굴들부터, 잠시 말을 나눈 이방인까지, 작가는 그들을 그저 지나치지 않는다. 이름 없는 사람들의 작은 행동 하나에도 시선이 머무르고, 그 속에서 오래도록 곱씹을만한 온기를 발견한다. 낯선 도시에서 마주한 친절은 생각보다 강한 여운을 남긴다. 때로는 이름보다 마음이 오래 남고, 말보다 표정이 기억된다는 것을 이야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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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책은 다짐이 담긴 기록이기도 하다. 하루하루를 그저 보내지 않기 위해, 의미 없이 소비되지 않도록 붙잡아두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썼다는 작가의 고백은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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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남긴다는 건 사랑을 오래 기억하겠다는 뜻'이라는 말처럼, 그는 자신이 느낀 순간들을 쉽게 흘려보내지 않는다. 낙서처럼 보이지만 정성 가득한 그림과, 툭 내뱉은 듯 보이지만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둔 문장들이 이 책을 더 깊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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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좋았던 건, 이 책이 여행지의 낯선 풍경보다도 나 자신을 돌아보게 했다는 점이다. 외국의 시장에서, 순례길에서, 혹은 어딘가의 작은 방에서 만난 장면들이 오히려 내 안의 감정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머물렀던 시간보다 스쳐간 마음들이 더 오래 남는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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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면 더 이상 머물지 않고 떠나야 할 시간이라는 문장이 나온다. 그 순간이 인상 깊다. 떠남은 헤어짐이 아니라 다른 장면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이 책은 그런 흐름을 따라가게 만든다. 멈춰 있던 감정들이 다시 흐르기 시작하고, 마음속의 풍경이 조금씩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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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는 낯선 곳에서 마주한 감정들, 익숙하지 않은 일상 속에서 발견한 온기를 차분하게 담아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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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덮은 후에도 여운이 오래 머문다. 무언가를 꼭 하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 그저 스스로를 들여다볼 수 있는 조용한 공간. 그 안에서 예쁘게 웃을 수 있는 이유를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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