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주술에 빠졌나? - 풍수학자 김두규 교수가 파헤친 한반도 천년 주술 전쟁
김두규 지음 / 해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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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인간의 소망은 시대와 장소를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다. 그중에서도 주술은 불안과 욕망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강력한 현상이다. 풍수학자 김두규 교수의 신간 『그들은 왜 주술에 빠졌나?』는 이러한 주술이 한반도의 역사 속에서 어떻게 권력과 결탁하고, 사회를 움직였는지를 심도 있게 탐구한다.

고려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주술은 권력자들의 불안을 파고들며 중요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이 책은 고려시대의 비보술과 조선시대의 풍수술을 비교하며, 주술이 국가의 운명과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고려의 신돈은 불교적 신비주의적 요소와 결합된 사상을 활용하며 권력의 중심에 접근했고, 조선의 명성황후는 무속 신앙과 연관된 인물들과 교류한 정황이 있으며, 이는 당시 정치적 불안과도 관련이 있었다. 이러한 사례들은 주술이 시대를 관통하며 실질적인 영향을 미쳐왔음을 보여준다.



연대별로 정리된 서술 방식 덕분에 주술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고, 어떤 방식으로 권력과 얽혔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고려 시대의 비보술에서 조선 시대의 풍수와 무속,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주술적 요소까지, 시대별 흐름을 따라가며 읽다 보면 주술이 단절된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인간 사회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쳐온 요소임을 깨닫게 된다.

특히 저자는 단순한 사건 나열이 아니라 각 시대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주술이 어떤 의미를 가졌으며, 어떻게 활용되었는지를 논리적으로 분석한다. 조목조목 정리된 자료와 풍부한 사료를 통해, 특정 시기마다 주술이 정치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설득력 있게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다.



김두규 교수는 풍수학자로서의 전문성과 독문학을 전공한 학자로서의 비판적 시각을 결합해, 주술의 역사적 흐름을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그는 주술이 어떻게 권력자들의 도구로 사용되었으며, 그 결과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풍부한 사료와 사례를 통해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특히 도선이라는 인물이 실제로 존재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후대에 어떻게 신격화되었는지를 탐구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용기 있는 발언도 아끼지 않았다. 주술이 권력과 결탁했던 역사적 사례들을 숨기거나 미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조명하며 당대의 정치적 맥락까지 짚어낸 점이 돋보인다. 고려와 조선의 왕들이 주술을 어떻게 활용했고, 때로는 그것이 국가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가감 없이 서술하며, 익히 알고 있던 역사적 사건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조선 시대 도읍지 선정 과정에서 풍수적 논리가 국가 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쳤던 점, 그리고 일제강점기에도 주술적 요소가 어떻게 이용되었는지를 살펴보는 부분은 흥미롭다. 현대에도 여전히 주술적 사고가 정치·경제·문화에 스며들어 있다는 분석을 통해, 과거의 일로만 치부했던 주술이 오늘날에도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주술이 인간의 불안과 욕망에서 비롯된 사회적·정치적 현상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역사적 사례를 통해 주술이 어떻게 권력과 결탁하며 국가의 운명에 개입했는지를 분석하고, 이를 현대적 시각에서 다시 해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양한 사료와 연구를 바탕으로 주술이 믿음의 영역을 넘어 사회 구조와 맞물려 작동해왔음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또한 특정한 관점을 강요하지 않고, 역사적 사실과 사례를 통해 독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주술이 시대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지금도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그들은 왜 주술에 빠졌나?』는 주술의 역사를 통해 인간 본성과 사회를 깊이 있게 성찰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주술은 단지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다. 권력과 불안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 그 그림자를 드리운다. 과거 왕들이 풍수를 신봉하고 무당을 곁에 두었던 것처럼, 현대에도 우리는 형태만 달라진 주술적 믿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정치인이 특정 장소에서 굿을 하거나 기업이 개업식을 치르는 장면, 중요한 시험이나 계약을 앞두고 점을 보는 모습까지, 주술은 여전히 우리 삶에 스며 있다.

이 책은 묻는다. "우리는 정말 주술에서 자유로운가?" 과거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지금 우리의 모습과 맞닿아 있음을 깨닫게 된다. 주술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그들은 왜 주술에 빠졌나?』는 이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날카로운 통찰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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