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는 척하기 - 잡학으로 가까워지는
박정석 지음 / 반석북스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후지산 정상은 국유지일까 사유지일까?

이 한 문장만으로도 책을 집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일본에서 30년을 살아온 재일교포 박정석 저자가 풀어낸 일본의 문화와 역사는 예상 밖의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목차를 보는 순간, 후지산의 소유권부터 코리아타운의 형성까지, 책 속에 숨겨진 일본의 비밀들이 나를 끌어당겼다.

꼭 열어봐야 할 보물 상자 같았다.



책장을 넘기자마자 후지산의 소유권에 얽힌 이야기가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았다.

일본을 대표하는 상징과도 같은 후지산 정상부가 정부나 공공기관이 아니라 신토 신사인 후지산 혼구 센겐타이샤에 속해 있다는 사실은 예상 밖이었다.

이 작은 정보 하나가 일본의 역사와 사회 구조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었다.

후지산에 얽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일본 문화의 깊이를 느끼게 된다.


코리아타운의 형성과 변화를 다룬 챕터에서는 일본에서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삶과 그곳에 담긴 역사가 생생하게 다가왔다.

저자는 코리아타운을 흔히 알려진 관광지로만 묘사하지 않는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일본 사회 안에서의 위치를 섬세하게 풀어낸다.

한인 상점과 식당들, 그리고 그곳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모습은 공간의 의미를 넘어 깊은 역사와 문화를 품은 장소로 묘사된다.

나는 코리아타운에 직접 가본 적은 없지만, 책 속 묘사는 마치 그곳을 거닐며 풍경을 눈앞에 보는 듯한 생동감을 전했다.

조선인들이 일본으로 이주하며 겪었던 어려움과, 그곳에서 새로운 터전을 일구며 만들어낸 공동체의 모습은 이민자로서의 삶의 단면을 넘어 그들이 구축한 문화의 흔적을 느끼게 했다.

이 챕터는 코리아타운에 스며든 사람들의 삶과 목소리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울림을 주었다.

코리아타운은 다양한 이야기가 얽힌 역사와 현재가 함께 살아 숨 쉬는 장소임을 보여주었다.


일본의 장인 정신을 다룬 챕터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 가지 일에 평생을 바치는 일본 장인의 철학은 저자의 경험을 통해 더욱 생생하게 전해진다.

여행 중 일본 전통 도자기 상점에 방문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가게 주인이 도자기에 남은 미세한 흔적조차 가치 있는 흔적으로 여긴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는데, 이 책에서도 그러한 철학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장인 정신은 일본 문화와 사회 전반에 깃들어 있는 태도이자 삶의 방식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일본 수도 이전의 역사를 다룬 부분에서는 과거 정치와 사회의 변화를 통해 일본의 발전 과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저자가 풀어낸 각 주제는 흥미롭고 독특해서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몰입된다.

이 책은 가볍게 읽히지만, 다 읽고 나면 일본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게 만든다.

『일본 아는 척하기』는 일본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제목을 보고 가볍게 읽기 시작했지만, 책을 덮는 순간에는 일본이라는 나라가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일본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나 일본 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이 책은 일본을 새로운 시각으로 이해하고 싶어 하는 모든 이들에게 큰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