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여우전 - 구미호, 속임수의 신을 속이다
소피 김 지음, 황성연 외 옮김 / 북폴리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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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한국 신화를 로맨틱 판타지 소설로 풀어낸다면 어떤 모습일까?

<도깨비>, <구미호뎐> 팬이라면 주목할 만한 소피 김 작가의 『주홍여우전』은 한국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한때 주홍여우로 악명 높았던 1452살의 은퇴한 구미호 김하니와 반역죄로 천계에서 추방된 속임수의 신 석가가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1990년대 서울과 수원 사이의 가상 도시 신신시를 배경으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흥미로운 세계관이 펼쳐진다.



소피 김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으며 한국 신화를 소재로 한 소설을 쓰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김하니는 과거를 숨긴 채 카페 바리스타로 살아가며 평온한 일상을 이어간다.

하지만 석가의 예상치 못한 방문은 그녀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자신의 억울함을 밝히려 하는 석가와, 어둑시니의 음모에 맞서야 하는 하니는 서로의 다름을 극복하며 점차 공감과 유대를 쌓아간다.

이들의 관계는 웃음과 긴장, 설렘을 동시에 자아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 신화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상상력이다.

구미호와 속임수의 신이라는 익숙한 전설 속 존재들이 현대적인 시공간에 자리 잡으며 참신한 매력을 더한다.

하니의 과거와 석가의 추방이라는 설정은 신화적 요소와 드라마틱한 서사를 결합해 흡인력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또한 신화적 상징과 현대적 배경의 결합은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물며 신선한 경험을 제공한다.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 미스터리, 판타지의 요소를 자연스럽게 엮어내고 있다.

하니와 석가의 다이내믹한 케미는 유쾌함을 선사하고, 어둑시니의 음모를 파헤치는 과정은 긴장감을 높인다.

이 모든 이야기는 카페라는 일상의 공간에서 시작되며 따뜻한 공감과 흥미를 동시에 준다.

『주홍여우전』은 단지 신화적 재미에 그치지 않는다.

작가는 신화 속 캐릭터들을 통해 정체성과 정의, 그리고 관계의 본질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하니는 자신의 과거를 직면하며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석가는 신과 인간 사이에서 정의와 믿음을 새롭게 정의한다.

전생과 현생, 환생까지 이어지는 이들의 여정은 어떻게 될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이들의 여정에 계속 동참해본다.


소피 김 작가의 문체는 세련되면서도 감각적이다.

세부 묘사를 통해 각 장면을 눈앞에서 바로 보는 듯이 현장감 있게 생생히 느낄 수 있다.

특히 하니와 석가의 대화는 유머와 감동을 모두 담아내며, 두 인물의 성격을 잘 드러낸다.

작품은 빠른 전개와 흥미로운 반전으로 매 순간 몰입감을 선사한다.

『주홍여우전』은 한국 신화와 현대적 상상력이 만나 빚어낸 특별한 이야기다.

전통적인 요소와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이 작품은 색다른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다.

신화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이야기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소피 김 작가가 앞으로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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