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개의 달 시화집 필사노트》의 매력은 필사라는 것 자체를 넘어,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페이지마다 넉넉히 배치된 여백은 개인의 감정을 적어 넣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시를 옮겨 적으며 시인의 시선과 마음을 곁에서 느끼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들의 시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시적 감성이 한 겹 더 쌓이는 기분이 든다.
필사하는 동안 느껴지는 감각은 단지 손글씨를 쓰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갈 때마다 내면이 차분해지고, 집중력이 깊어진다.
겨울이 가진 고요함 속에서, 필사의 시간은 스스로에게 주는 특별한 선물 같다.
어떤 날은 복잡한 감정을 안고 펜을 들지만, 시의 구절을 적어 내려가는 동안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가라앉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
책의 구성도 매우 섬세하게 다듬어져 있다.
시와 명화의 조합이 과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새로운 시각적, 감각적 즐거움이 주어져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글씨를 써볼 기회를 주는 책은 많지만, 계절의 아름다움까지 함께 담아낸 노트는 흔치 않다.
겨울 느낌을 주는 책이라는 점도 소장 욕구를 자극하며, 필사를 처음 시작하려는 사람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