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도감 - 구름 감상자를 위한 길잡이
사라 잼벨로 지음, 수지 자넬라 그림, 이진희 옮김 / 런치박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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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저 구름의 이름은 뭘까?' 하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이 호기심의 끝을 보여줄 것이다. 어느새 하늘이 거대한 도감으로 변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니 말이다.

『구름 도감』은 구름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다.

평소엔 그저 스쳐 지나가던 하늘의 구름이 이 책을 읽고 나면 전혀 다르게 보인다.

구름의 이름을 알고 나니, 그저 지나가는 풍경이 아니라 다채로운 캐릭터로 다가온다.

새하얀 양털 같은 뭉게구름, 흐린 날의 우울한 층운, 비를 몰고 오는 먹구름 적란운까지, 각각의 구름이 가진 고유의 매력을 발견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책을 펼치면 처음엔 구름의 기본 구조와 분류 방식이 눈에 들어온다.

고층운, 중층운, 저층운으로 나뉘니 하나씩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처음엔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용어들이지만, 일러스트와 사진이 함께 제시되어 있어 이해가 어렵지 않다.

구름의 형태와 명칭을 알게 되는 순간, 하늘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멍하니 올려다보던 하늘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 책의 매력은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는다. 구름을 읽어내는 법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침에 보이는 새하얀 권운(새털구름)은 곧 날씨가 맑아질 신호라고 한다. 저녁 하늘에 붉게 물드는 고적운(양떼구름)은 다음 날의 날씨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다.

이런 식으로 구름을 통해 날씨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어릴 적 할머니가 "저 구름 보니 비가 오겠구나" 하시던 말이 떠오르면서, 구름이 하늘의 배경이 아니라 날씨의 언어라는 사실이 새삼 느껴진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각 구름의 형성과 소멸 과정이다. 구름은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공기가 상승하면 수증기가 응결해 구름이 되고, 다시 증발하며 사라지는 과정이 반복된다.

하늘 위의 구름이 정지된 그림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선 끊임없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신비롭다.

적란운이 형성되는 순간의 에너지는 엄청나다. 높은 하늘까지 치솟은 기둥 모양의 구름 속에 수많은 번개와 소나기가 숨어 있다는 걸 알고 나니, 하늘을 볼 때의 감정이 달라졌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몰입감을 느끼게 된다. 실제 하늘 사진과 함께 설명이 붙어 있어서, 당장이라도 창밖을 내다보고 싶어진다. 무심코 올려다보던 하늘이 더는 일상적인 배경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무대로 느껴진다.

구름을 통해 자연의 순환을 읽어내고, 변화의 신호를 감지하는 일은 생각보다 매력적이다. 스마트폰에 갇혀 있는 시선이 하늘로 향하는 순간, 사람의 마음도 넓어지는 기분이다.

이 책은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들려주어 구름에 대한 지식을 자연스럽게 흡수하게 만든다. 정보 나열이 아닌 구름과 관련된 스토리를 들려주니 몰입감을 높인다.

조각 적운

작은 조각 적운은 비나 눈을 뿌리는 다른 구름 아래에 만들어져요. 주위 공기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조각 적운은 끊임없이 변하지요. 그래서 불규칙하게 찢어진 모습을 하고 있고, 가만히 멈춰 있는 모습은 볼 수 없어요!

영국의 작가이자 철학가, 문학 평론가인 존 러스킨은 구름을 그리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이런 조언을 했답니다. "구름은 우리가 그 모습을 보고 선을 하나 긋고 다시 쳐다보는 그 잠깐의 시간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우리는 그 모습을 정의하려고 하지만 구름은 잠시 머물렀던 자리에 작은 빛을 남기고 도망간다." 러스킨이 말한 구름은 아마도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는 조각 적운이었을 거예요. (69쪽)


이제는 하늘을 한 번 더 올려다보게 된다. 구름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읽는 눈이 달라진 듯한 기분이 든다.

하늘을 읽고 싶은 사람, 자연의 흐름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더할 나위 없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구름 도감』과 함께라면 매일의 하늘이 새로운 페이지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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