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2 조선 천재 3부작 3
한승원 지음 / 열림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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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다산 정약용의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 기분이다.

독자를 이렇게 만들려면 소설가는 아마 다산으로 한동안 살면서 그의 사상과 고민, 기쁨과 좌절까지 온몸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글의 결마다 느껴지는 치열한 사유의 흔적은 다산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의 손으로 붓을 들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머릿속에 스며든 듯한 생생함이 페이지마다 묻어나, 마치 다산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시대를 뛰어넘는 통찰력과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이토록 절절히 전해지는 건, 작가가 다산의 시간을 온전히 통과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한승원 작가의 조선 천재 3부작 중 다산 정약용에 대한 2권의 책이다.

다산 정약용의 삶을 입체적으로 풀어낸 역사소설이다.

다산의 사상과 그의 치열한 생애가 생생한 서사로 다가온다.

여기에 담긴 다산의 고민과 인간적인 면모는 단지 조선 시대의 이야기로 머물지 않는다.

그의 사유와 통찰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시대를 뛰어넘어 독자의 마음을 흔드는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작가는 다산의 사상을 한 겹 한 겹 벗겨내면서 그 사유의 중심으로 끌어들인다.

사학자의 고증이 아니라 소설가의 상상력이 더해졌기 때문에 가능한 접근 방식이다.

단단한 고증 위에 세워진 생동감 넘치는 서사 덕분에 다산이 품었던 이상과 현실의 괴리, 관직에 있을 때와 유배지에 있을 때의 심리적 변화가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조선의 억압적인 정치 속에서 유배를 당한 그는 오랜 고독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단지 유배지의 다산으로만 그리지 않는다.

외부의 환경이 그를 옥죄어도, 그의 사유는 결코 유폐되지 않았다는 점이 뚜렷하게 그려진다.

책을 읽는 내내 다산의 생각이 끊임없이 움직이고 확장되는 과정이 보인다.

그의 사유는 갇혀 있지 않았고, 오히려 더 넓고 깊은 곳으로 흘러갔다.

유배라는 시간은 다산을 위축시키기는커녕 오히려 그를 더욱 거대한 사상가로 만들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다산의 내면과 대화를 나누는 듯한 기분이 든다.

다산의 생각이 내 생각으로 스며들고, 그가 던진 질문이 나에게도 던져진다.

단지 다산의 삶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그의 질문이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이어진다.

다산이 살았던 시대는 조선 후기의 격변기였고, 우리는 디지털 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가 던진 질문들은 시대를 넘어 여전히 유효하다.

작가 한승원이 이 작품을 위해 긴 시간을 바쳤고, 다산의 사유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했기 때문에 가능한 작업이다.

그는 다산의 발자취를 따라 전국의 유배지를 답사하고, 그의 저서를 직접 읽으며 그의 사유의 근원을 파고들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 자신이 '다산'이 되었고, 그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봤기에 이 책이 탄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산을 다룬 많은 전기와 연구서가 있었지만,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에는 정약용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다산의 머릿속에 들어가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다산의 고뇌, 사랑, 절망, 신념, 고독을 오롯이 느끼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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