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화감각 - 이상하고 가끔 아름다운 세계에 관하여
미시나 데루오키 지음, 이건우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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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때로는 책을 선택할 때 책 속 한 문장에 훅 꽂힐 때가 있다.

이 책은 '잡화감각이라는 거대한 집단의식의 구름 덩어리를 만들어간다'라는 말이 참 마음에 들어서 구체적으로 읽어보고 싶어졌다.

이 책 『잡화감각』을 읽으며 이상하고 아름다운 잡화세상에 푹 빠져들어보기로 했다.



미시나 데루오키

1979년 교토 출생. 에히메에서 자랐다. 2005년 도쿄 니시오기쿠보에 잡화점 FALL을 개점,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비트겐슈타인은 "내 언어의 한계가 곧 내 세계의 한계이다"라는 말을 통해, 인간이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세계가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에 의해 제약된다는 생각을 표현했다.

이 책에서 '잡'이라는 글자, 잡화라는 단어에 대한 깊이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비트겐슈타인의 말이 떠올랐다.

'잡'이라는 글자가 단순히 '잡동사니'나 '무질서'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안에 숨겨진 다양성과 다채로움을 함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이 책은 그런 '잡화'라는 단어의 경계를 허물며,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가 언어의 한계 안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일깨워준다.

다양한 물건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독특한 감각의 집합체는 잡화의 본질을 새롭게 정의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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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펼쳐들고 읽다 보니 단순한 잡화들이 모여 만든 감각적 세계가 눈앞에 펼쳐졌다.

책 속에서 저자는 잡화들이 가진 무용한 아름다움, 그 안에 담긴 인간의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내며 매료시킨다.

잡화의 무용성과 그 무용성 안에 숨겨진 미적 가치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은 신선했다.

이 책은 내가 지나치기만 했던 잡화들을 다시 한번 바라보게 만들었고, 그 안에 담긴 작은 이야기들을 통해 삶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해줬다.


이 책을 읽으며 내 주변의 잡화들을 살펴본다. 책은 나에게 잡화일까 아닐까. 펼쳐 읽는 순간은 책으로서 존재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면 잡화로 변하는 것일까?

책이라는 물건은 지식의 저장소이자 감성의 매개체로서 내 삶에 깊이 자리잡고 있지만, 어떤 순간에는 그저 책장에 꽂힌 물건에 불과할 때도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내 주변의 많은 것들이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나의 일상과 기억, 그리고 감각을 연결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깨닫게 되었다.

잡화들은 나에게 새로운 시선으로 일상을 돌아보게 하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 책의 '옮긴이의 말'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잡화'라는 단어와 예쁜 디자인에 낚여(?) 이 책을 읽고 기대와는 사뭇 달라 당혹감을 느낀 독자가 있다면 이 자리를 빌려 사과의 말을 전한다고 말이다.

옮긴이의 의도처럼 예상했던 내용이 아니어서 당혹하며 읽었지만 평소에 생각조차 못해보았던 '잡화' 개념에 대해 저자 나름의 방식으로 잡화에 대한 철학을 풀어가는 과정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당혹스럽게 다가왔던 내용이 오히려 책의 진정한 매력을 발휘하게 만든 순간이었다.

평소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잡화의 의미, 그것들이 우리 삶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잡화가 단순한 소비재를 넘어선 하나의 문화적 현상임을 새롭게 깨닫게 된다.

잡화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의 모습은 예상 밖이었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통찰을 얻는 즐거움이 있었다.

"지금 읽고 있는 이 책은 그저 책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낮에는 책의 얼굴을 하고 있다가 밤에는 잡화로 변하기도 하고, 서점에서는 잡화인 척하고 있었는데 집에 데려와 보니 책이 되어 있기도 하다."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은 무용하면서도 매력적인 잡화의 세계를 탐구하는 책이다. '잡화감각'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듯, 감성적 경험을 선사하는 다양한 아이템들을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얼마나 많은 것을 놓치고 있는지 일깨워준다.

물건을 넘어서 그 뒤에 숨겨진 인간의 취향과 역사를 들여다보게 하니, '잡화'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거대한 집단의식의 일부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내 주변의 잡화들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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