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말하곤 했었다.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단다. 기적은 없다고 믿는 부류의 사람들과 결국 모든 게 기적이라고 믿는 부류의 사람들.”
“그게 그거 아니에요?"
내가 물으면 할아버지는 그런가 하면서 웃었다. 나처럼 기적이 있다고 굳게 믿는 인간들이 이런 기적에 가까운 일 앞에서 오히려 멍청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기적은 거의 일어나지 않아야 기적인데, 나한테서 일어난다면 그게 무엇이든 기적일 수가 없는 것이니까 말이다. (…)
그가 왔다. 그가 정말로 내 앞에 나타난 것이다. (25~26쪽)
출판일을 하시는 아버지가 딸에게 급하게 통역을 부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작가로 나타난 남자는 7년 전 헤어졌던 연인이었는데……. 과연 그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 그 사랑은 다시 이어지게 될까?
두 사람 사이에는 7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 뒤에도 아직 풀리지 않은 감정의 매듭이 남아 있다.
재회의 순간은 단순한 우연처럼 보이지만, 그들의 관계는 마치 시간이 지나도 결국 다시 만나게 되는 운명처럼 느껴졌다.
과거의 상처와 함께 얽혀 있던 기억들이 하나둘 떠오르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다가가려 한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이 다시 이어질 수 있을지, 아니면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낼지에 대한 긴장감이 책 전반에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