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이 책을 읽어나가며 그레고르의 내면 깊숙이 깔린 절망과 고독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점점 인간성을 잃어가며 가족에게서도 소외되는데, 단순한 외형적인 변화만이 아니라,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 가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고찰하게 되었다.
그레고르가 변신한 이후 그의 가치는 더 이상 그가 벌어들이는 수입이나 가정을 부양하는 능력에 의해 정의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가족에게 부담스러운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가족들이 점차 그를 혐오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그레고르는 점점 더 외부와 단절되며 깊은 고독과 절망에 빠져든다.
이는 현대인들의 소외와 고독을 그대로 반영한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종종 그레고르처럼 사회적 역할과 경제적 능력에 의해 평가받고, 그 기준에서 벗어날 때 소외되고 배제될 위험에 처한다.
그러니 어찌 보면 그냥 단순한 이야기라 생각되다가도 그 이면에 들어가서 보면 카프카의 날카롭고 깊은 통찰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