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다는 것이 봄날 - 제1회 "어르신의 재치와 유머" 짧은 시 공모전 수상 작품집
성백광 외 지음, 김우현 그림, 나태주 해설 / 문학세계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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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베스트셀러 목록을 살펴보던 중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이라는 책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일본 실버 센류 모음집, 즉 일본 어르신들의 짧은 시를 담은 책이다.

내심 우리나라 어르신들도 표현의 장을 마련해드리면 얼마든지 마음에 와닿는 짧은 시를 쓰실 텐데, 우리도 그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 책 출간 소식을 듣고 반가움이 앞섰다.

'살아있다는 것이 봄날'이라는 제목부터 마음을 두드린다. 알고 보니 최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의 제목이다. 작품을 직접 보면 '아!' 하면서 공감하게 될 것이다.

봄날

죽음의 길은 멀고도 가깝다

어머니보다 오래 살아야 하는 나를 돌아본다.

아! 살아 있다는 것이 봄날 (70쪽)

짧으면서도 마음을 건드려주는 감성이 담겨 있다.

또한 '삶에 대한 강렬한 긍정이 이 시집의 제목으로 끌어올리는 힘이 되었다'라고 심사위원 김종해, 나태주, 유자효 시인의 언급이 있었으니, 그 부분까지 더해서 감상해보면 시의 감성이 더욱 돋보인다

.



이 책은 (사)대한노인회와 (사)한국시인협회 공동 주최 제1회 "어르신의 재치와 유머" 짧은 시 공모전 수상 작품집이다.

이 책에는 재치와 유머, 지혜가 가득한 100편의 짧은 시가 담겨 있다. 60세부터 98세까지 전국 각지에서 투고된 5,800여 편의 응모작 가운데에서 엄선된 작품들이다.

어떤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을지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시집 추천 도서 『살아 있다는 것이 봄날』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아리송한 치매약', 2부 '봄밤, 반쯤 죽어도 좋겠다', 3부 '주는 것이 받는 것', 4부 '제 새끼는 낳지 않고 개새끼만 챙기네'로 나뉜다.

각각의 작품들은 삽화가 함께 담겨 있어서 글과 그림을 함께 감상하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짧으면서도 위트가 있고 강렬한 메시지가 있어서 빵 터지는 웃음을 주기도 하고 씁쓸해서 멍하게 하기도 한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이야기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대의 어르신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이니 눈여겨보아도 좋겠다.

짧은 시 안에 마음을 담아놓았다. 살면서 겪게 되는 일과 거기에 대한 생각 등 그 마음이 오롱조롱 재미있게 담겨 있다.

애잔하면서도 웃음이 나오고 그 마음 안에 있는 아름다운 생명력을 엿볼 수 있었다.

3대 거짓말 중 하나인 노인들이 하는 말 '늙으면 죽어야지'에 대한 고찰을 「영양제」 시를 통해서도 볼 수 있었으니, 이 또한 시선을 끌었다.

영양제

임종하시는 어머니 손 잡고, '엄마 곧 만나요'하고선

하루에 꼭 챙기는 한 줌의 영양제 (122쪽)



그리고 사실 어르신들이 어르신으로 불리는 것을 싫어하시는 것까지 잘 나타낸 시도 내 마음을 건드려주었다.

본전 생각

젊게 보이려고 큰돈 들여

흰머리 검게 염색했다

내친김에 카페에 들렀는데

청년 점원 기껏 한다는 소리

"주문 도와드릴까요, 어르신!" (132쪽)

이 책에는 일러스트 그림도 적절하게 담겨 있어서 시의 감흥을 더해준다.

​​

이 책이 세대를 넘나드는 웃음과 감동을 주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겠다.

이번이 1회 공모전이었는데,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나가리라 생각된다.

어르신들의 삶의 지혜와 통찰이 짧은 시 속에 녹아들어 있어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래서 어떤 시집보다도 삶의 소리를 녹여낸 작품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한달음에 읽을 수밖에 없었고,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큭큭 웃기도 하고 짠 한 마음이 들기도 하면서 내 마음을 건드려주는 시가 담겨 있는 시집이다.

촌철살인의 지혜와 유쾌함을 건네받을 수 있으니 이 책을 통해 어르신들의 재치와 유머를 함께 하면 좋겠다.

의미 있는 시 모음집이니 시집추천 도서로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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