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의 언어 - 내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마음의 말들
김지은 지음 / 헤이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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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펼쳐들어 읽으며 '우물에 물 고이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부터 내 마음을 훅 건드려주었다.

우물물도 그냥 저절로 생겨서 항상 있는 것이 아니고 차오르는 것이었구나!

1년에 한 번씩 우물 속을 깨끗하게 다 퍼내야 맑은 물이 다시 고인다는 사실을 몰랐기에 거기에서부터 흥미롭게 이야기를 읽어나갔다.

“우물에 물 고이는 시간이야."

작년 한 해 병가를 내고 회사를 쉴 때 엄마가 해준 말이다.

“우물에 물 고이는 시간? 우물엔 늘 물이 있는 거 아니야?"

내 반문에 엄마는 말했다.

“1년에 한 번씩 우물 속 물을 싹 퍼내. 장정이 몇 명씩이나 달려들어서 줄을 타고 내려가서 두레박으로 싹싹퍼내지. 우물 안도 깨끗하게 닦아. 그러고는 뚜껑을 덮어두지. 그러면 다시 맑은 물이 고이기 시작해."

내가 과연 다시 글을 쓰고 싶어질까. 의문이 들어 엄마에게 "이 시간이 대체 어떤 의미일까?" 하고 묻자, 엄마는 단박에 그런 얘기를 했다.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그때는 몰랐다. 정말, 우물에 다시 물이 고일까.

엄마의 말은 예언처럼 적중했다. 시나브로 내 안에 이야기가 차올랐고 나는 다시 노트북 앞에 앉았다, 이전과 달라진 태도로. 마치 정말 내 안에 맑은 새 물이 고여 찰랑거리듯 말이다. (8쪽)

우물 이야기를 읽고 나니 저자의 다른 이야기도 한없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더욱 관심이 높아져서 열린 마음으로 그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았다.

이 책 《태도의 언어》를 읽으며 사람들과 그들의 태도와 각종 일화들을 함께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지은이 김지은

'기자'를 사랑하는 기자. 정치·사회·정책·문화부를 두루 돌았다. 기자라는 업이 나의 태도 또한 성장시켰음을 깨닫고 더 사랑하게 됐다.

'태도'를 중시하는 기자. 지금껏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팩트'를 좇았지만, 태도에 따라 그 팩트를 놓칠 수도 있음을 체득했다. 모든 건 태도다.

'글'을 경외하는 기자. '좋은 기사 하나가 세상을 바꾸기엔 미약할지 모르나, 사람 마음은 바꿀 수 있다'는 걸 실감했다. 글이 지닌 힘을 믿고 오늘도 쓴다.

현재 한국일보에서 일하고 있다. '실패연대기'를 연재 중이다. 앞서 '김지은의 삶도 인터뷰', '인터뷰-엄마' 시리즈를 썼다. 인터뷰집 《언니들이 있다》(2019), 《엄마들이 있다》(2023), 내 엄마를 인터뷰하도록 돕는 워크북 《디어 마더》(2021)를 냈다.

(책날개 중에서 저자 소개 전문)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당신이 선물한 언어', 2장 '마음을 여는 언어', 3장 '나의 언어', 4장 '일에서 길어 올린 언어'로 나뉜다. 기자로서 김혜수, 윤여준, 차준환, 김현숙, 임천숙, 김영철, 김연아 등의 인터뷰 일화도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배우 김혜수와 인터뷰를 나누던 일화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인터뷰를 통해서 인기 스타의 태도와 인간성을 엿볼 수 있었다.

'아, 그래서 김혜수가 탑배우로서의 위치를 누릴 만하구나', 나 또한 저자가 이야기하는 그 태도를 듣고 배우는 바가 컸다.

저자가 기자이기 때문에 만나는 여러 사람들에 대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태도와 성품을 함께 바라볼 수 있었다.

기자가 아니면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인터뷰하기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사람을 통해 배우는 모습에서, 나는 이 책을 통해 한 수 배운다.

그렇게 사람을 통해 배우는 태도가 이 책을 읽어나갈수록 진하게 우러난다.

내 인터뷰는 한 사람이 살아온 인생길의 맥락을 잇고 꿰매는 과정이다. 지금까지 그의 생을 붙든 건 무엇인가, 삶의 고비를 그는 어떤 힘으로 넘어왔나. 그러니 인터뷰를 하고 나면, 내 앞의 존재 속으로 들어갔다 나온 느낌이다. (167쪽)

사람을 통해 삶을 배우는 태도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

'태도의 언어'를 쓰는 시간은 그러니, 나의 그 모든 경험에 담긴 의미를 되짚는 시간이었다. 그 모든 건 결코 헛되지 않았고 내 안에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음을 깨달았다. (239쪽)

'태도의 언어'라는 말이 상당히 인상 깊었다.

저자가 사람 한 사람 한 사람 대하는 태도에서 신중함이 엿보였다.

어쩌면 저자가 인터뷰를 다양하게 해본 기자이기 때문에 사람을 귀히 여기는 태도가 진실하게 다가와서 이 책을 더욱 깊이 있게 해주나 보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펼쳐들 때와는 또 다르게 점점 그 매력에 빠져들었나 보다.

그러면서 태도에 대해 깊은 통찰을 건네주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으니 추천하고 싶은 에세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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