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여름이 닿을 때
봄비눈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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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삶의 모습 그대로 살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이 소설의 주인공 여름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을 앞두고 있던 어느 날 갑자기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BCD 카페라는 낯선 장소에서 눈을 떴고, 자신의 과거 1년을 다시 살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과연 여름은 어떤 삶을 살 것인가, 그리고 여름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해서 이 소설 《너와 나의 여름이 닿을 때》를 읽어보게 되었다.

한국소설 장편소설 너와 나의 여름이 닿을 때 봄비눈 소담



이 책의 저자는 봄비눈.

해가 뜨면 철학을 가르치고, 달이 뜨면 사랑 이야기를 씁니다.

당신의 '여름'은 언제인가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가요?

커피나 맥주를 마시며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들의 여름 이야기를 읽는 시간보다,

당신의 '여름'을 떠올리는 시간이 길었으면

좋겠습니다.

(책날개 중에서 저자 소개 전문)


"니체는 지금 살고 있는 이 인생을 영원히 반복한다고 말하죠. 오직 한 번뿐인 이 삶을 후회하는 삶으로 만들 것인가, 다시 살고 싶은 삶으로 만들 것인가는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또다시 살아도 괜찮을 만큼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을 사세요. 이번 학기 수업은 오늘이 마지막이네요. 겨울 방학 잘 보내세요."

이렇게 강의를 마친 사람은 백여름 교수님,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그런데 니체의 철학을 가르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삶은 후회투성이였던 것이다. 최악의 상태.

온통 뒤죽박죽 후회투성이에 별로 원치 않는 결혼까지 앞두고 있던 백여름이 갑자기 BCD카페에서 깨어나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알고 보니 백여름이 가게 된 BCD카페는 이승에서 죽은 사람들이 완전한 죽음의 세계, 저승으로 가기 전 머무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백여름은 교통사고로 사망하여 BCD카페 4호점으로 갔다.

그리고 이러한 설명을 듣는다.

“이승에서는 BCD를 인생은 탄생 Birth과 죽음Death 사이의 선택Choice이라고 해석한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해석입니다. C는 'Choice'가 아니라 'Chance' 입니다. 우리에겐 삶이 끝나고 죽음으로 가는 사이, 단 한번의 기회가 있습니다."

"잠시만요, 그럼 제가 죽지 않는단 말인가요?"

죽음을 돌이킬 순 없습니다. 다만, 과거의 삶을 1년간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돼요. 머리가 지끈거리네요."

"네. 혼란스러운 게 당연합니다. 제가 따뜻한 차를 한 잔 가져오겠습니다." (19쪽)


여름은 과연 어느 때로 돌아갈까?

여름은 첫사랑 안유현을 만나러 그 시절로 향하는데…….

과연 그 만남은 어떤 기억으로 채워질까?

그 이야기가 궁금해져 쫄깃하고 달달한 마음으로 계속 읽어나간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이 글을 보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자신만의 기회를 떠올리며 계속 읽어나갈 것이다.

소설은 남의 이야기를 더 이상 다른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에게 와닿는 이야기로 받아들이면서 본격적으로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도구가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어긋난 인연을 떠올리며 그들의 이야기에 집중해볼 수 있겠다.

그런데 그냥 단순한 이야기인 줄로만 알고 읽어나가다가, 막바지로 이야기가 치달을 때 쿵, 마음을 두드리는 무언가를 느낀다.

'아, 그런 거였구나!'

이들의 이야기에 뭉클, 마음이 흔들린다.

그리고 잔잔한 감동으로 벅차오른다.

아, 이 소설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눈물을 펑펑 흘렸다.

그런데 부끄러워서 남모르게 아닌 척하고 울었다.

우리는 수많은 선택지에서 무언가를 포기하며 살아가야 하고, 그래서 가끔은 선택하지 않은 다른 삶에 후회가 남는 법인데, 특히 사람에 관해서는 어떻겠는가.

누구에게나 과거 어느 순간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열정적으로 살아보고 싶은 소망 하나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이 그 마음을 건드려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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