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가의 수첩 - 맛 평론의 원류 언론인 홍승면의 백미백상
홍승면 지음 / 대부등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런 책 정말 좋다.

"대문장가이자 원조 맛 칼럼니스트 홍승면의 한국 미식 평론의 이정표를 세운 기념비적 음식 기행문"

이 설명을 보고 궁금했다.

음식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과 문화적인 해박함이 가득 담겨있다고 하니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궁금해서 이 책 《미식가의 수첩》을 읽어보게 되었다.

홍승면 洪承勉

1927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중학교와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1949년 합동통신사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했으며, 6·25 때는 자원입대하여 대위로 제대했다. 1955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31세의 나이에 편집국장이 되었으며, 아시아 재단 후원으로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언론학 연구하였다.

1962년 동아일보 논설위원으로 옮겨 1965년 논설위원 겸 신동아 주간으로 재직 중 1968년 신동아 '차관(借款)' 기사 등을 군사정권이 문제 삼아 반공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면서 한때 동아일보를 떠나야 했다. 1969년 복직해 편집국장이 되었고, 이후 아시아신문재단 사무국장 겸 필리핀 주재 특파원, 수석논설위원, 논설주간을 역임했다. 1975년 동아일보 광고탄압사태로 언론계를 떠났으며, 1980년 이후 덕성여대에서 후학을 가르치다가 1983년 서거했다.

한국일보 재직 시절 칼럼 '모노클'과 단평 '메아리' '지평선'을 동아일보 재직 시절 신동아에 '화이부동(和而不同)'을 연재하여 칼럼니스트로 이름을 날렸다. 딱딱하고 고답적인 문어체의 신문 문장을 부드럽고 평이한 구어체 문장으로 바꾸어 한국의 신문 문장을 현대화하는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저서로 '프라하의 가을', 칼럼과 논설을 정리한 평론집 '잃어버린 혁명', '화이부동(和而不同)'이 있다. (책날개 중에서 작가 소개 전문)

이 책은 언론인인 저자가 1976년 7월부터 작고하기 직전인 1983년 4월까지 '주부생활'에 백미백상(百味百想)이라는 제목으로 82회에 걸쳐 연재한 글을 책의 구성에 맞게 재정리한 것이다. (7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자연을 담은 소채의 맛에 취하고 즐기며', 2부 '사계의 음식, 눈으로 즐기고 마음으로 상미하며', 3부 '활개 치는 생선 따라 세월과 삶을 낚으며'로 나뉜다.

이 책은 한 번 집어 들면 헤어 나올 수 없다. 동서고금을 왔다 갔다 하며 박식한 지식을 풀어나가기 때문이다.

식재료들의 생산지는 물론 유래와 얽힌 이야기까지 지치지 않고 풀어나가서 재미나게 들을 수 있다.

이 책 덕분에 몰랐던 사실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자신의 이야기도 슬쩍슬쩍 비쳐주는데 그게 또 그렇게 재미있다.

'오!' 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고, 재미있게 웃으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정말 시간이 훌쩍 가있다.

식재료 이야기를 박식하고 재미있게 엮어나간 책이다.


 


인상적인 음식과 일화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수학여행 이야기도 참 재미있게 다가왔다. 국민학교 6학년 때 만주 안동으로 수학여행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평양에 들러 평양냉면을 먹었다는 일화도 인상적이었다.

또한 6·25 때 서울에서 집에 쌀이 떨어지자 한동안 수제비를 먹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준다. 곧 밀가루도 구할 수 없게 되어, 밀가루가 아니라 밀 껍질을 빻은 가루로 만든 개떡이라는 것으로 요기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화들이 하도 많고 재미있어서 옮기지 못한 수많은 일화들이 아쉽기만 하다. 꼭 이 책을 직접 읽어보고 하나씩 알아가기를 바란다.

채소, 사계절 음식, 생선 순서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느 한 가지 제목을 찾아서 읽어보아도 좋겠고 처음부터 차근히 그 이야기에 빠져들어도 좋겠다.

저자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무슨 이야기든 재미있게 들려주어 집중해서 읽게 된다.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특히 몰랐던 부분이 많이 보여서 시대를 거쳐가며 사라지는 음식들이 아쉬워지기도 했다.

이 책은 시대를 뛰어넘은 이야기이며, 누구나 깊이 고찰해 볼 만한 내용이 가득 담겨있다.

소장해두고 틈틈이 꺼내어 읽으면 좋겠다. 새롭게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귀한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