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실은 집밥을 좋아하지만 지쳐버린 이들에게
고켄테쓰 지음, 황국영 옮김 / 윌북 / 2023년 3월
평점 :
'으아, 밥하기 싫다!'
이런 생각을 하며 나는 부지런하지 못한 나를 다그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말한다. "밥도 반찬이 될 수 있어요"라고 말이다.
묘하게 위안이 된다.
'사실은 집밥을 좋아하지만 지쳐버린 이들에게'라는 제목부터 내 시선을 끈다.
이 책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사실은 집밥을 좋아하지만 지쳐버린 이들에게》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고켄테쓰. 한국 이름은 고현철. 제주 출신 한식 연구가의 아들로 태어나 현재는 일본의 유명 요리 연구가가 되었다. 일본의 백종원이라고도 불리는 고켄테쓰는 일본에 한식 열풍을 일으키며 구독자 160만 명을 모은 유튜버이기도 하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이 일본에서 출간된 지 2년 반이 지났는데요. 뜨거운 호응에 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이런 반향이 있다는 것은 집안일과 집밥 차리기에 쫓겨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들이 상상 이상으로 많다는 뜻이겠죠. (16쪽)
이 책은 요리가 괴롭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이자, 제가 일상에서 느끼고 생각했던 내용을 엮은 에세이입니다. (20쪽)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들어가며 '집밥에 쫓기다 보니'를 시작으로, 1장 '○○해야 한다'는 생각과 이별하기', 2장 '이상과 현실의 틈을 메우는 방법', 3장 '고민하고 싶지 않은 날에는 수고를 덜어보자'로 이어진다. '본문에 등장하는 요리 & 레시피'로 마무리된다.
솔직히 매일 먹는 식사는 소박한 식단으로도 충분하잖아요. 다만 그 소박한 식단조차 누군가는 차려야 하고, 그걸 차리는 사람은 가족의 건강과 취향 등을 고려하며 많은 고민을 합니다. (30쪽)
밥을 차리고, 차리고, 차리고, 치우고, 치우고, 치우고, 하루가 다 간다. 매일매일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입장에서는 전쟁이다. 그것도 똑같은 메뉴로 밥상을 차리면 안 되니, 어떻게 새롭게 변화를 줄까 늘 고민하며 지치게 마련이다.
밥을 차려야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맞아, 맞아!' 공감하면서 속풀이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먹기만 하는 사람들은 모르는 그 마음을 이 책에서 살살 건드려주니, 위로받는 느낌이 들 것이다.
괜찮다고, 잘 하고 있다고 격려해주는 듯해서 든든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가게 될 것이다.
밥 하는 입장의 너스레를 듣다 보니 공감도 가고 재미도 있었다.
어쩌면 즐거운 식사 시간이나 집밥의 추억 같은 것은 '차려주는 밥을 먹기만 하는 사람들'이 멋대로 만들어낸 환상일지도 모른다는 말도 무척 공감했다.
또한 <'심플'한 식단조차 힘겨울 때>라는 글을 보면서는 나도 그런 경험이 있어서 어떻게 할지 집중하며 읽어나갔다. 간단하게 밥을 하면 되는 상황에서 그것조차 힘에 겨울 때가 있는데, '그러면 무엇을 먹으면 좋을까?' 생각하며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보았다.
결국 배달음식이 정답!
생각해보면 생활 속에서 요리만큼 다양한 기술과 지식이 필요한 동시에, 당연히 잘할 것을 요구받는 영역이 또 있을까하는 의문이 듭니다. (72쪽)
이 책에서는 요리에 관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위로의 말을 전해주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나갈 수 있다.
요리를 잘 못한다고 자책하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고 나만의 방식으로 식탁을 차릴 수 있도록 격려해준다.
그 점이 이 책에서 말하는 핵심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산더미 설거지 줄이기 비법도 있고, 간단하게 요리에 적용할 방법도 있으니 참고하면 되겠다.
특히 '간 맞추기는 셀프서비스' 같은 제목만 보아도, 솔깃해지며 재미있게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다.
늘 어려운 것이 간 맞추기였는데,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고, 맡길 건 맡겨야겠다.
3장 '고민하고 싶지 않은 날에는 수고를 덜어보자'에는 '요리가 정말 편해지는 실용 레시피'가 담겨 있다.
어떤 레시피를 알려줄지 궁금하다면 참고해보면 좋겠다.
이 책은 현대인에게 알맞은 집밥 푸념 에세이의 의미로 다가온다.
강박에서 조금은 해방된 듯한 느낌으로 읽어나갔다.
그러면서도 쉽게 할 수 있는 레시피도 제공해주니, 집밥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라면 한번 읽어보아도 좋겠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행복하게 당당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상이겠는가.
이 책이 집밥 스트레스를 확 날려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