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한복판의 유력 용의자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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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 이름만으로 선택했다. 고호의 소설은 이번이 세 번째다.

그의 작품 중 처음 읽었던 『악플러 수용소』는 독특한 설정이면서도 상당히 현실감이 느껴지는 픽션이었는데, 그다음으로 『노비 종친회』를 읽으면서 독자를 이끌어가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고 나니 이번 소설 『도쿄 한복판의 유력 용의자』도 꼭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쿄 한복판의 유력 용의자라니 무슨 일일까.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걸까?

다른 어떤 스포일러의 방해를 받기 전에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펼쳐나갈지 궁금한 생각에 이 책 『도쿄 한복판의 유력 용의자』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고호. 사회적 이슈를 문학적으로 녹이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사단법인 이효석문학선양회와 황토현 문학상, 의정부전국문학상, DMZ문학상 등에서 수상한 바 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총 11장으로 구성되었다. 제1장 '1991년', 제2장 '받은 메일함', 제3장 '재팬 넘버 투', 제4장 '문수용', 제5장 '유리코', 제6장 '문수용', 제7장 '유리코', 제8장 '문수용', 제9장 '기다리는 마음', 제10장 '신이 되기를 거부하다', 제11장 '다시, 1991년'으로 이어진다.

소설은 1991년 5월,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미쓰비시 은행 본점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셔터를 내린 은행 점포 내부는 정산과 마감 업무가 한창이었으나 행원들의 신경은 줄곧 VIP실을 향해 있었던 것이다.

과연 그 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알고 보니 그는 형사. 그레타 박이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데, 과연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렇게 소설에서는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로부터 한 달 전. 하네다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하는 두 여인의 장면으로 바뀐다. 비서로 보이는 한 여인도 있었고, 이들은 도쿄 디즈니랜드로 향하기로 했다.

그리고 무언가 석연치 않은 사연이 있어 보이는데…….

그래도 이들은 입국 심사에 통과하고, 거기에서 사건의 발단을 암시하고 있다.

세상 사람들은 알아야 한다. 역사는 사소한 데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만일 이날, 직원이 키 큰 여인의 얼굴을 세밀히 확인했더라면, 그리고 결제 카드에 쓰인 영문이름 GRETA PARK을 주의 깊게 확인했더라면, 그로부터 삼십 년 후의 세계정세는 완전히 뒤바뀌었을지도 모른다. (13쪽)

과연 어떤 일이 있었는지 본격적으로 이야기에 집중하며 읽어나간다.

소설의 대략적인 이야기는 통과하고 싶다. 이 소설은 모르고 읽어야 더 큰 재미를 누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니 고호라는 소설가의 필력을 강조하고 싶다. 읽어나가면 나갈수록 몰입도가 높아진다. 뒷심이 있는 소설가라고 할까.

그리고 이 소설을 읽은 나의 반응은 '어~어~ 어억!' 정도일까?

처음에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사건들이 산발적으로 나와서 '이게 뭘까' 하는 심정으로 읽어나갔는데, 읽다보니 어느 순간 큰 틀에서 맞물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뭐지?' 하다가 어느 순간 내가 몰입해서 읽고 있다는 것조차 잊고 그냥 점점 빠져들게 되는 소설이다.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어안이 벙벙했다. 그리고 검색을 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어서였는데, 우와, 실제로 그 뉴스를 발견하고 말았다. 현실을 기반으로 소설을 써나가는 작가여서 그런지 이 사실을 알고 보니 더욱 실감 나게 다가온다.

어쩌면 흔히들 스쳐 지나가버릴 소재를 소설가는 잘 잡아채서 소설 속 이야기로 승화시키나 보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다시 책을 펼치게 될 대반전 스토리 (책표지 중에서)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소설이어서, '참 잘 읽었다' 생각하며 책장을 덮었다. 작가의 다음 책도 기대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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