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한 달 전. 하네다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하는 두 여인의 장면으로 바뀐다. 비서로 보이는 한 여인도 있었고, 이들은 도쿄 디즈니랜드로 향하기로 했다.
그리고 무언가 석연치 않은 사연이 있어 보이는데…….
그래도 이들은 입국 심사에 통과하고, 거기에서 사건의 발단을 암시하고 있다.
세상 사람들은 알아야 한다. 역사는 사소한 데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만일 이날, 직원이 키 큰 여인의 얼굴을 세밀히 확인했더라면, 그리고 결제 카드에 쓰인 영문이름 GRETA PARK을 주의 깊게 확인했더라면, 그로부터 삼십 년 후의 세계정세는 완전히 뒤바뀌었을지도 모른다. (13쪽)
과연 어떤 일이 있었는지 본격적으로 이야기에 집중하며 읽어나간다.
소설의 대략적인 이야기는 통과하고 싶다. 이 소설은 모르고 읽어야 더 큰 재미를 누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니 고호라는 소설가의 필력을 강조하고 싶다. 읽어나가면 나갈수록 몰입도가 높아진다. 뒷심이 있는 소설가라고 할까.
그리고 이 소설을 읽은 나의 반응은 '어~어~ 어억!' 정도일까?
처음에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사건들이 산발적으로 나와서 '이게 뭘까' 하는 심정으로 읽어나갔는데, 읽다보니 어느 순간 큰 틀에서 맞물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뭐지?' 하다가 어느 순간 내가 몰입해서 읽고 있다는 것조차 잊고 그냥 점점 빠져들게 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