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지식 번역본의 책은 본문 내용뿐만 아니라, 역자해설이 풍성하게 들어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줄탁동시'라는 한자어를 시작으로 본문과 연결되는 핵심 부분을 풀이해주고 있으며, 당시의 사회상이나 철학적인 부분까지 짚어주어 인식의 폭을 확장시켜준다.
특히 작품만 읽었을 때에는 미처 알지 못하던 부분까지 깨닫게 해주니, 이번 기회에 더욱 풍부한 배경지식으로 이 책을 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데미안》 이해를 위한 심층심리학'이라든가 '성경 비판을 통한 인격체의 전체성', '프리드리히 니체와 데미안', 그리고 방탄소년단까지 이어지니 더욱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2016년 BTS는 쇼트필름 <WINGS>이라는 앨범을 발표하였는데 여기에 실린 <피, 땀, 그리고 눈물>의 뮤직비디오와 영상들은 데미안을 그들만의 언어로 21세기 청소년들에게 새롭게 소개하고 있다.
세상에 발표된 지 100여 년이 지난 지금,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던 유럽의 현상과 완전히 다른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의 피를 다시 끓게 하는 무엇을 BTS는 이 작품 《데미안》 속에서 발견한 것일까?
선과 악, 유혹, 타락, 극복, 춤추는 별, 이것이 그 시대 젊은이와 현대의 젊은이를 연결하는 것이 아닐까?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씨름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이 말을 들을 때 그들의 가슴 속에는 불꽃이 타오는 것이 아닐까? (238쪽, 옮긴이 변학수 역자 해설)
언제 읽어도 심금을 울리는 고전문학이다.
이 책의 뒤표지에 보면 '세상이 보여주는 그대로 살기보다는 자기만의 인생을 찾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한 번은 데미안을 만나야 한다'라고 적혀 있다. 나 또한 그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