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의 질문
이화열 편역 / 앤의서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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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프루스트 100주기를 맞이하여 이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프루스트의 질문'이라고 하여 프루스트의 책 속에서 볼 수 있는 질문과 사색을 편역자가 뽑아낸 것이라 지레짐작하였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프루스트의 질문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마르셀 프루스트가 만든 질문지가 아니라 작가가 답을 적은 노트다. 빅토리아 시대부터 영국에서 유행하던 이 질문 게임은 세기말 도버 해협을 거쳐 파리의 리볼리 가 서점에 도착한다. 질문 노트에 답을 하는 게임은 당시 상류층 거실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유행이었다. (책 속에서)

그러고 보면 학창 시절 다이어리나 책 속 질문 등에 답을 적어나가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감수성을 키워나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프루스트에게도 그런 기회가 있었다.




1887년 어느 날, 프루스트의 학급 동료인 앙투아네트 포르가 가정교사로부터 아라베스크 무늬가 박힌 작고 빨간 가죽 앨범을 선물 받는다. 프루스트는 친구 앙투아네트가 가져온 '고백'이라는 글자가 찍힌 앨범의 질문들에 조심스럽게 답을 적는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은?"

"사랑하기."

(책 속에서)

이 고백 앨범은 1924년에 발견되어 1949년 아셰트 출판사에서 『마르셀 프루스트를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프루스트가 완성한 앙투아네트 포르의 앨범은 2003년 경매에 나와 12만 유로에 제라르 다렐 사에 낙찰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스토리를 알고 나면 이 작은 책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올 것이다.

이 책은 질문의 책이다. 질문을 던져주면 거기에 대한 자신만의 대답으로 채워나가는 책이다. 하지만 한 번이 아니라 세 번에 걸친 답변을 적어내려가는 것이다.

프루스트는 열다섯 살이었던 1887년부터 1893년까지 세 번 질문지에 답을 적었다고 한다. 이 책에는 독자 각자의 답을 세 번에 걸쳐서 적어나갈 수 있도록 빈칸이 마련되어 있다.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답변을 남겨두고 싶을 때 이 책의 도움을 받아보면 좋겠다.




마르셀 프루스트

프랑스의 소설가. 1871년 파리 근처 오퇴유에서 태어났다. 타고난 감수성과 늘 그에게 책을 읽어주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일찍이 독서를 즐겼고 문학적 소양을 키웠다. 1896년 첫 작품집 『쾌락의 나날』을 출간했으며, 20세기 최고작으로 꼽히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썼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중요한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1922년 11월 18일, 파리에서 폐렴으로 사망했다. (책 속에서)



이 책에는 질문 1번부터 100까지 담겨 있다.

왼쪽 페이지에는 질문의 번호, 질문, 그리고 프루스트의 답변이 담겨 있다. 프루스트의 답변은 없거나 하나만 적힌 것도 있고, 세 가지 다 적어놓은 것도 있다.

오른쪽 페이지에는 크게 세 칸이 마련되어 있다. 독자 스스로 한 번만 답변하는 것이 아니라, 세 번에 걸쳐 인생의 다른 시기에 답변을 채워나가도록 구성된 것이다.

우리 마음은 시도 때도 없이 변하곤 한다. 그러니 세월이 흐른 후에 같은 질문을 접해도 다르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주기적으로 이 책에 답변을 적어보아도 좋겠다.

오른쪽 페이지 밑에는 다른 이들의 답변이 있다. 다른 사람들은 해당 질문에 어떻게 생각했는지 그들의 생각도 엿보는 시간을 갖는다.


프루스트의 질문과 함께 인생에서 한 번쯤 자신에게 던져보면 좋은 질문들을 이 책 『프루스트의 질문』에 모았다. 독자는 친밀한 사람과 같이 적어볼 수 있고, 같은 질문에 여러 번 답을 기록할 수도 있다. 훗날 회상을 위한 소중한 기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에세이스트, 이화열)

이 책은 프루스트와 다른 이들의 답변은 작은 글씨로 되어 있고, 독자 자신이 채워나갈 수 있는 빈칸이 마련되어 있다.

그러니 이들의 답을 듣는 것보다 자신의 마음속 답변을 끌어내는 데에 더 큰 의미를 두어야 할 것이다.

크기도 일반 책 크기가 아니라 수첩 사이즈로 되어 있어서 수첩이라고 생각하고 읽어보아도 좋겠다. 이 책에 어떤 내용을 적어나가느냐에 따라 세상 유일무이의 노트가 되어있을 것이다.

이 책을 나만의 감정과 취향의 보관 앨범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겠다. 마르셀 프루스트 100주기를 맞이하여 100개의 질문과 답변을 볼 수 있는 책이며, 스스로 채워나갈 수 있는 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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