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삼국지
임창석 지음 / 아시아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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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책의 제목 '한삼국지'가 눈에 들어왔다. 한삼국지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삼국지와는 어떻게 다르게 집필되었을까. 호기심이 생겼다. 우리나라의 삼국지는 어떻게 풀어나갈까, 궁금했다.

그리고 이 책을 펼쳐들고서는 두 가지 측면에서 흥미를 자아냈다. 첫 번째는 시작부터 눈길을 사로잡은 점이다. 워밍업 시간 필요 없이 바로 몰입해서 읽어나가게 된 역사소설이다.

두 번째는 제법 두꺼운 책이지만 재미있게 술술 읽혀서 이 책 한 권으로 100년 전쟁사를 한 번에 훑어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중원의 북쪽은 황하를 끼고 번성한 제나라(북제)와 주나라(북주)의 두 세력이 균형 있게 대립하고 있었고, 중원의 남쪽에 자리한 진나라(남조)는 풍요로운 장강 이남의 지역을 지배하며 안정된 치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요하 동쪽으로는 고구려와 백제, 신라의 세 나라가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국경지대의 땅과 성들을 뺏고 뺏기는 국지전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9쪽)

이 책에는 세계 역사상 가장 거대했던 100년 전쟁사가 담겨있다고 해서 기대되었다.

펼쳐들면 바로 역사 속으로 훅 잡아당기는 힘이 있는 소설 《한삼국지》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임창석. 이상문학상을 수여하는 문학사상에 소설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소설가이자 정형외과 전문의. 지은 책으로는 소설 《백의민족》 《지구의 영혼을 꿈꾸다》 《자신의 영혼에 꽃을 주게 만드는 100가지 이야기》 등이 있다.

이 책은 총 8부로 구성된다. 1부 '나라의 흥망성쇠는 하늘을 흐르는 구름과 같다', 2부 '전쟁에서 최고의 지략은 적의 허점을 노리는 것이다', 3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싸움에 위태로울 것이 없다', 4부 '할거한 영웅들의 기운이 자라면 세상의 빛이 어지럽혀진다', 5부 '하늘의 이치와 땅의 도리는 인간들의 마음에 있다', 6부 '나라를 유지하려면 하늘을 꿰뚫는 지략이 필요하다', 7부 '인간의 탐욕은 역사를 만들고 시간은 역사를 지워나간다', 8부 '바다는 모든 강들을 품으나 강들은 바다를 대신하지 못한다'로 나뉜다.

이 책을 읽어나가며 조각조각 알던 역사가 한 줄에 꿰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억지로 외웠든 자연스레 익혔든 오래전 그 역사의 핵심이 이 책 한 권에 담겨 있다. 그 모든 것이 총망라되어 펼쳐지니 재미있게 훑어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그러면서 군데군데 인상적인 이야기들이 눈에 들어왔다. 고구려, 백제, 신라의 왕과 인물들, 그들의 사상도 나열되어서 다시 삼국 속으로 들어간 듯했다.

그 시대의 인물들을 한 번에 훑어보는 시간이 흥미로웠다.

100년 전쟁사를 핵심을 잘 파악해서 들려주니 그 시대의 역사가 책 한 권에 잘 담겨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간은 역사를 지워나가지만 역사는 인간들의 생명력을 먹고 다시 태어났다. 인간들이 흘린 피와 눈물들은 역사를 발효시켜 흔적이 되었고, 영웅들이 내쉬었던 숨결들과 지략들은 승화되어 문명의 발자취로 남았다. (444쪽)

이 책 한삼국지에 담긴 내용은 AD 577년에서 676년까지, 100년의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 학창 시절 그 시기의 역사에 대해 문자로만 배웠지만 이렇게 눈앞에 그리는 듯 펼쳐나가니 몰입도가 뛰어났다.

이렇게 한줄기로 엮어주니 한달음에 읽을 수 있었다. 저자가 얼마나 역사 공부를 철저히 했으면 이렇게 쓸 수 있을까. 감탄하며 읽어나갔다.

상세하고 재미있게 들려주는 역사소설이니 학생들도 어른들도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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