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플롯 짜는 노파
엘리 그리피스 지음, 신승미 옮김 / 나무옆의자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 죽이는 거 무섭고 싫어하는 내가 이 책을 읽겠다고 한 것은 책 소개에서 호기심을 자아냈기 때문이다.

한 노부인의 죽음 후 연이어 살해당하는 작가들

범인을 찾아 떠나는 유쾌하고 비밀스러운 추리 여행 (책 소개 중에서)

범죄소설을 유쾌하게 그려냈다면 읽어볼 만하고,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 『살인 플롯 짜는 노파』를 펼쳐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엘리 그리피스. 1963년 런던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도메니카 데 로사이며 엘리 그리피스라는 이름으로 출간한 첫 번째 범죄 소설 『크로싱 플레이스』를 시작으로 아마추어 탐정인 법의학 고고학자 루스 갤로웨이 박사를 주인공으로 한 범죄 소설 시리즈 13권, 『지그재그 걸』 등 매직 맨을 주인공으로 한 범죄 소설 시리즈 5권을 발표했다. 루스 갤로웨이 시리즈는 영국에서만 1백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13개 언어권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다수의 상을 수상했고 『살인 플롯 짜는 노파』는 2021년 골드 대거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책날개 중에서 발췌)

아마 이 책은 대략적인 스토리를 알고 나면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어질 것이다. 소설을 읽을 때 '왜?'라는 의문이 들며 도대체 왜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수수께끼 같은 느낌이 들 때 몰입감을 느낄 수 있으니, 그런 소설을 찾게 된다.

이 책은 제목에서 살짝 고민되던 것을 스토리를 보며 읽어보겠다는 생각으로 바꿔주었고, 무엇보다 그다지 무섭지 않다는 점이 나의 마음을 끌어당겼다. 결국은 읽게 만든 소설이다.

암호 십자말풀이를 즐기고 범죄 소설을 탐독하던 노부인 페기 스미스가 심장 마비로 사망한다. 아흔 살에 협심증이 있던 노인의 죽음은 의심 없이 자연사로 처리되지만, 그녀를 돌보던 간병인 나탈카는 페기의 집에서 '살인 컨설턴트'라고 쓰인 의문의 명함을 발견한다. 페기가 소장한 책들 중 상당수가 그녀에게 헌정되었거나 '감사의 말'에서 그녀를 언급하고 있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며칠 뒤 총을 든 괴한이 페기의 집에 침입해 책 한 권을 훔쳐 달아나더니, 페기가 죽는 순간 읽고 있던 책에서 '우리가 당신을 찾아간다'는 협박 엽서가 나온다. 뒤이어 페기에게 감사의 말을 쓴 범죄 소설 작가 덱스 챌로너가 총에 맞은 시신으로 발견되자 노부인의 죽음은 책과 작가들을 둘러싼 복잡한 수수께끼로 전환된다. (책 뒤표지 중에서)

페기 스미스의 죽음을 간병인 나탈카가 확인하는 장면에서 본격적으로 급물살을 탄다. 그냥 자연사라고 여겼지만,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상황이 달라진다. 바로 그것은 십자말풀이 밑으로 삐져나온 종이, 살인 컨설턴트라는 명함이다.

'살인 컨설턴트'라니! 한 여자가 죽고 그녀가 살인 컨설턴트라고 밝혀진다는 것에 등장인물들 말고도 독자들도 호기심이 생길 것이다.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인지 이 책을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페기의 집에는 책이 많았다. 살인사건 추리물을 좋아하는 독서가, 약간 방구석 탐정이었다는 추정을 한다.

그런데 그 책들 중 덱스 챌로너라는 작가, 그가 장례식장에 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얼마 후 덱스 챌로너가 해변 자택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이렇게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데…….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책에 얽힌 미스터리가 전개되니 호기심을 자극했다. 책 제목에 단서가 있을까? 십자말풀이, 철자 바꾸기, 단어 퍼즐을 좋아하는 페기라면 이 수수께끼를 뚝딱 풀었을텐데….

혹은 규칙 없이 꽂아둔 나의 책들을 제목으로 무언가 수수께끼를 만들어두고 싶다는 생각 등등 이 책을 읽으며 각종 상상의 나래를 펴는 시간을 보냈다.

범인도 범인이지만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살아있어서 이들과 함께 하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나갔다. 아마추어 탐정 삼인조가 펼치는 어설프지만 열심인 이들의 모습이 이 책 만의 특별함을 만들어냈다.

"매력적이고 각양각색인 아마추어 탐정 삼인조의 활약을 정겹게 그린다"라는 북페이지의 추천사에 동의한다.

어쩌면 자연사라고 넘어갈 수도 있는 노부인의 사망에 의문을 품으며 벌어지는 일들,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마무리되는 이야기까지 흥미롭게 읽어나간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