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들어가는 글'은 이렇게 시작된다.
만남이라는 말을 소리 나는 대로 영어로 표기하면 'mannam'입니다. 이 글자는 거꾸로 나열을 해도 'mannam' 똑같습니다. 만남이라는 글자를 한글로 풀어서 나열해 보면 'ㅁ ㅏ ㄴ ㄴ ㅏ ㅁ'입니다. 이 글자도 거꾸로 나열했을 때 역시 'ㅁ ㅏ ㄴ ㄴ ㅏ ㅁ' 똑같게 됩니다.
이 이치를 단어로 생각하는 대신 하나의 형상으로 뇌에 집어넣는다면 그 형상은 만남의 이치를 깨닫게 해 주는 비밀의 열쇠가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들어가는 글 중에서)
이 책은 글자 그대로 술술 읽히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한 번 더 걸러서 생각을 해주어야 의미가 와닿았다.
이 소설은 처음에는 기대하던 것과는 많이 달라서 낯선 느낌이 들었다. '이게 뭐지?'라는 이질감으로 시작했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일러스트를 보며 '이런 분위기로 생각하라는 건가?' 짐작하며 글에서 보이는 세계를 상상하며 읽어나갔다.
그런데 얇은 책이지만 1편을 읽지 않은 나에게는 상당히 낯설어서 익숙해지는 데에 시간이 꽤 걸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