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책의 제목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했다.
아노말리 anomalie: n. 이상, 변칙, 모순
그러고 보면 이 단어만으로도 무언가 통제 불가능한 메커니즘을 말하기에, 소설의 소재로 충분히 선택할 만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마 다음 설명을 들어보면 도대체 어떻게 된 이야기인지 궁금해질 것이다.
2021년 3월, 뉴욕행 여객기가 난기류를 만나 위기를 겪고 무사히 착륙한다. 그리고 세 달 뒤, 동일 기종의 여객기가 동일 지점에서 난기류를 만나고 동일한 기착지를 향한다. 도플갱어처럼 똑같은 사람들을 싣고서… 사건을 인지한 미국 정부는 여객기를 공군 기지에 비상 착륙시키고, 극비리에 과학자들을 소집한다. (책 뒤표지 중에서)
아주 먼 과거도 아니고, 3개월 전의 나와 만나다?
그러고 보면 과거의 어느 순간으로 돌아가면 좋을까, 같은 생각은 해본 적이 있지만, 나는 지금으로부터 딱 3개월 전의 나와 조우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지 못했다. 그래서 호기심을 못 이기고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그다음에 어떻게 되었냐고?
이 책을 한참이나 책장에 꽂아두었다. 그러고 보니 그게 3개월 전쯤이었던 것 같다. 어쩌면 지금 이 책을 펼쳐든 것이 3개월 전의 내 마음과 연결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그때의 그 마음으로 이 책을 꺼내들었다.
이 책은 공쿠르상 수상작인데, 공쿠르상은 상금이 10유로밖에 안 되지만 수상작이 되면 날개 돋친 듯이 팔리기 때문에 공쿠르 시즌은 프랑스 서점가의 대목이라고 한다.
코로나 시대의 공쿠르상은 예년보다 석 주 늦게, 거리 두기 방침에 따라 온라인 줌으로 수상작의 영예를 안았다. 그리고 아노말리는 밀리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과연 공쿠르상 수상작 중에서도 불티나게 팔린 이 소설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이 소설 『아노말리』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