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나사의 회전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6
헨리 제임스 지음, 민지현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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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시리즈가 좋다. 읽기 쉬우니까.

보통 고전은 시간 날 때 읽겠다고 미루고 미루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언젠가 읽어야지'로 생각을 바꾸곤 했다.

어쩌다가 큰맘 먹고 읽으려고 펼쳐들었을 때, 쉽게 책장이 넘어가지 않으면 그 또한 추진력을 약하게 만들었다. 다음 기회가 언제 올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시리즈를 읽어보면 알게 될 것이다. 다르다. 달라.

그리고 이 책은 공포 심리 소설이라고 하여 관심 있게 보았다.

현대 심리 소설의 가장 위대한 선구자 헨리 제임스.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글의 모호성을 정교하게 드러낸 「나사의 회전」

영화, 드라마 등으로 끊임없이 재탄생한 최초의 공포 심리 소설 (책 뒤표지 중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을 펼쳐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헨리 제임스.

19세기 리얼리즘 소설의 대가이자 20세기 모더니즘 소설의 선구자.

1862년 하버드 대학교 법학부에 입학하였으나, 문학에 뜻을 두고 단편 소설과 평론을 쓰기 시작하여 20대 중반에 이미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단편소설 작가로 이름을 떨쳤다.

현대 소설 비평의 기본적인 용어 대부분이 그에게서 나왔을 정도로 소설 이론의 측면에서도 위대한 업적을 남겼으며, 제임스 조이스, 조셉 콘래드, 버지니아 울프 등 수많은 작가들에게 엄청난 문학적 영향을 미쳤다. (책날개 발췌)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의 특징은 맨 처음 인물 관계도로 시작하는 것이다.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읽기 시작하니 훨씬 더 술술 읽을 수 있으며, 그 스토리에 빠져든다.

고전이든 현대의 작품이든 몰입감을 선사해 주어야 작품을 읽는 맛이 나는데, 고전을 새롭게 접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시리즈라는 생각이 든다.


공포 소설은 공포 자체보다 그 분위기가 중요하다. 그런 점을 생각해 보면 이 소설은 배경부터 차근차근 깔아준다.

성탄 전야, 고가의 난롯가에 모여 앉은 사람들이 괴담을 주고받으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러고 보면 그렇게 돌아가며 무서운 이야기를 할 때, 그 공포감이 한참을 갔던 적이 있다. 들을 때에는 그렇게 무섭지 않은 이야기라도, 집에서 혼자 생각해보며 바르르 떨던 기억들, 특히 지인의 일이라며 실감 나게 이야기해 주면 더욱 공포감이 짙어졌다.

시작과 구성이 1898년에 발표된 그 시절 작품이라는 것 자체가 신선했다.


지금껏 읽은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시리즈 중에서 이 책이 주는 몰입도가 최고였다.

그것은 이 책을 처음 접했고, 그러니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읽다가 허를 찌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유령 이야기이지만 지금까지 우리가 들어온 유령 이야기와는 조금 다른 느낌을 주는데, 전개되는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 푹 빠져들어 다음을 기대하며 읽어나가게 된다.

그 시절에 이렇게 탄탄한 구성에 사람의 심리를 파고드는 소설이었다니!

공포의 분위기를 위해 차곡차곡 독자의 시선을 끌어들이는 데에서 한 번, 1898년에 발표한 중편 소설이라는 점에서 또 한 번 놀라게 된 소설이다.

특히 나는 대놓고 공포보다는, 있을 법한 이야기이면서 사람의 마음을 파고드는 그런 공포에 더욱 무서움을 느끼기 때문에 이 책이 내 취향에 맞는다.

소설의 구성 자체가 놀라웠다. 이 소설이 나에게 한동안 여운을 남기며 자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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