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중세 이전의 과학을 전개할 때에는 책보다 과학 기술에서 핵심이 되는 키워드를 주제로 삼았다고 언급한다. 과학이라는 이슈 자체가 500여 년밖에 안 된 아주 새로운 주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먼저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파우스트』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이름도 익숙하고 줄거리도 대강 알기 때문에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직접 읽어본 적은 없는 책이라는 설명에서 뜨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라는 점에서 안도하며 읽어나가기 시작한다.
또한 이 책을 직접 읽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는데, 원작이 희곡 형태인데다가 운문 형식으로 쓰여 있고, 지금 우리에게는 상당히 동떨어진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런데 파우스트의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이 있다는 설명을 보니 흥미를 유발했는데, 거기에 '신을 버리고 과학과 계약을 맺은 인간'이라는 이야기가 이어지니, 현재 인간의 상황이 파우스트와 연결지어진다.
인류는 파우스트가 메피스토펠레스와 동행을 결심했듯이, 어느 순간 신을 버리고 과학과의 동행을 선택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과학과의 계약은 해피엔딩일까요, 새드 엔딩일까요? 인간의 이익만을 탐하다 자연으로부터 영혼을 빼앗기게 될까요, 아니면 과학을 도구로 우주적 공존과 통합의 비밀을 알게 될까요? (38쪽)
이렇게 이 책에서는 우리가 꼭 생각해볼 만한 이슈를 던져주며 스스로 사색에 잠길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들이 가볍지만은 않아서 한참을 생각에 잠긴다.
이 외에도 펼쳐드는 족족 새로운 지식들이 가득 담겨 있어서 시선을 멈추고 그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고전 14권의 제목만 보았을 때에는 그냥 지나칠 뻔했지만, 아마 이 책을 읽고 나면 다 찾아서 보고 싶어질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이 책 속의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지식을 채워나갈 수 있으니, 정말 지식 편의점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