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타르튀프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4
몰리에르 지음, 김보희 옮김 / 미래와사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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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타르튀프」이다.

옮긴이의 글에 보면 이런 글이 있다.

「타르튀프」는 17세기 프랑스 고전주의 극작가인 몰리에르의 작품으로, 1664년 베르사유 궁에서 열린 궁정 축제를 통해 초연되었다. 하지만 공연을 마치기가 무섭게 이 작품은 성직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말았다. 물론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탓도 있었지만 주된 이유는 위선적인 거짓 종교인의 모습을 앞세워 당대 고위 성직자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풍자했기 때문이었다. (156쪽)

이 정도의 스토리라면 관심이 생길 수 있겠다.

하지만 고전이라는 것은 어떻게 접하느냐에 따라 마음에 남는 부분이 달라지고 만다. 어떤 작품은 번역서마다 달라서 그에 따른 감상이 천차만별이기도 하니 선택에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책은 그냥 타르튀프가 아니라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타르튀프라고 하니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이면 매끄럽게 술술 읽을 수 있는 작품으로 만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책 『타르튀프』를 읽어보게 되었다.



몰리에르

프랑스 고전 희곡의 완성자.

프랑스어를 '몰리에르의 언어'라고 표현할 만큼 프랑스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극작가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프랑스 연극의 긍지이자 자부심이라 표현할 수 있다.

1622년 1월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장 바티스트 포클랭. 당시 파리의 유명 배우 집안 출신인 베자르 집안 사람들을 만나면서 연극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후 이들과 1643년 일뤼스트르 테아트르 극단을 만들고 '몰리에르'라는 예명을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연이은 공연 실패로 큰 빚을 지고 1645년 파리를 떠나, 1658년까지 초기의 희극 작품을 쓰며 여러 지방으로 순회공연을 다닌다. 1658년 파리로 돌아간 후, 오를레앙 공작의 후원을 받아 극단 이름을 '왕제(王弟) 극단'으로 바꿔 공연한다. 그리고 1659년 파리에서 발판을 굳히며 더욱 명성을 떨쳤으며, 루이 14세의 후원으로 왕실 소유인 팔레 루아얄 극장의 사용을 허락받았다. 1664년 위선자를 풍자한 『타르튀프』는 교회 신자들의 노여움을 사서 공연이 중지당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후 발표한 『동 쥐앙』(1665) 역시 대담한 희극이었기 때문에 루이14세의 뜻에 따라 자발적으로 철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1666년 그의 최고 걸작이라고 일컬어지는 『인간 혐오자』를 발표하였으나 종교계의 반발을 일으켰고 더 이상 무대에 오르지 못한다. 그 후 1669년 『타르튀프』의 공개가 허용되어 대단한 인기를 얻었다. 그 외에 유수한 희극을 발표한 몰리에르는 1673년 루아얄 극장에서 『상상병 환자』를 공연한 후 지병인 폐병으로 쓰러져 집에서 숨을 거두었다.

몰리에르는 17세기 고전주의 작가이지만 프랑스 근현대 문학사에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몰리에르 탄생 400주년을 맞은 오늘날에도 수많은 극단에서 매해 수만 회의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21세기에도 여전히 살아 있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책날개 작가 소개 전문)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도 맨 처음 앞에 '인물관계도 및 등장인물'로 시작된다.

이 부분이 있어서 전체적인 파악을 하는 데에 좋고 번역까지 매끄러워서 더 쉽게 읽혔다.


타르튀프는 두 개의 이름을 가진 사기꾼인데, 오르공 만이 그를 선한 사람으로 믿고 집에 모시고 최고의 대접을 해주었다.

그러고 보면 지금도 사기를 당하는 사람을 보면, 철석같이 사기꾼을 믿는 경향이 있는데, 그 시대에도 그런 말을 하며 전적으로 믿는 것이었다.

오르공은 이렇게 말했다.

그분이 빈곤하신 건 청빈하신 성품 때문이지. 이 세상의 덧없는 것들은 관심을 두지 않고 오로지 영원한 것들만을 추구하시다가 자기 재산을 전부 잃으셨으니 결국 빈곤 때문에 위대함 그 이상에 도달하신 게야. 하지만 내가 그분께 도움을 드린다면 곤경에서 벗어나 재산을 되찾을 수 있을 거야. 고향에 있다던 그분의 영지를 되찾을 거란 얘기다. 보면 알겠지만 그분은 귀족이신 게 분명하거든. (45쪽)

완전히 그를 믿고 있었던 것이다. 오죽하면 자신의 딸까지 타르튀프에게 결혼시키겠다고 하겠는가.


아무리 주변에서 직언을 해도 도저히 믿지 않는 오르공을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게다가 타르튀프가 오르공의 아내인 엘미르에게까지 연정을 품고 틈만 나면 고백을 하니, 엘미르는 난감했다.

과연 엘미르는 해결책을 어떻게 모색했을까.

누구의 말도 믿지 않는 오르공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었을까.

가면을 벗기는 순간, 속 시원한 느낌에 박수를 보내게 될 것이다.

더 이상의 이야기는 직접 읽는 분들의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으니 여기까지만 언급한다.

생각보다 술술 읽히고 어찌 보면 지금 시대와 크게 다를 바도 없는 듯한 현실적인 사기꾼을 맞닥뜨린듯하여 우습기도 하고 가슴 먹먹한 느낌이 들었다. 그 시대나 지금이나 일맥상통하다.


때로는 웃음이 나오고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하며 답답했다가 이내 속이 시원해지기도 하는 「타르튀프」 속 인물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모쪼록 책장을 잡은 모든 이에게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 (161쪽, 옮긴이의 글 중에서)

고전에 대한 거부감이나 부담감은 내려놓고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술술 읽혀서, 현대의 작품으로 착각할 정도로 각색이 잘 된 희곡이었다.

미래와사람의 시카고플랜 고전문학은 7권으로 예정되어 있는데, 이 책이 4권이다.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이니 다른 작품들도 기대해 볼 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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