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 현실과 환상이 만나고 다투다가 하나 되는 무대 클래식 아고라 2
일연 지음, 서철원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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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클래식 아고라 시리즈 책 『삼국유사』이다. 클래식 아고라는 지루하기만 한 고전은 가라며, 흥미진진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새로운 품격의 고전 시리즈를 선보였다.

먼저 『징비록』으로 그 문을 열었다. 『징비록』을 읽으며 '고전이 의외로 읽을 만하네.'라는 생각을 하며 두려움을 내려놓았다.

보통은 '고전'하면 무언가 난해한 느낌이 들어서 다음 기회로 미루던 경향이 있었는데, 클래식 아고라 시리즈가 그 거리감을 좁혀주며 자신감을 심어준 듯했다.

그때 그 마음으로 이번에는 『삼국유사』를 읽어보게 되었다.



삼국유사는 전설 같은 옛날이야기만 모아놓은 책인가? 우리 민족의 기원을 전설로만 치부해버려도 되는 것일까? 삼국사기는 정사고, 삼국유사는 야사일 뿐이라는 그릇된 믿음을 버릴 때가 됐다. 우리의 정신과 삶이 어떻게 시작된 것인지를 알아야 민족과 개인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제대로 ' 알려주는 삼국유사 이야기! (책날개 중에서)

일연一然 (1206~1289)

고려 후기의 승려로서 1283년 국사의 지위에까지 올랐던 인물이었지만, 그가 이룩한 수준 높은 선불교의 경지보다 우리에게는 『삼국유사』의 편찬자로서 더욱 유명하다. (책날개 중에서)

번역·해설 서철원.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강의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총 9편으로 구성된다. 1편 '기이, 정치 현실과 신성한 환상(상)', 2편 '기이, 정치 현실과 신성한 환상(하)', 3편 '흥법, 불교의 전래', 4편 '탑상, 탑과 불상', 5편 '의해, 불교의 뜻', 6편 '신주, 밀교의 신통력', 7편 '감통, 여러 세상의 공감과 소통', 8편 '피은, 숨은 은자들', 9편 '효선, 효도와 선행의 실천'으로 나뉜다.


이 책에서는 『삼국유사』의 제목과 뜻부터 밝히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삼국유사』라는 제목에서 '유사'는 빠뜨린 일, 남겨둔 일 혹은 버려진 일 등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째서 빠뜨린 일들을 애써 모은 것일까? 바로 나라에서 펴낸 역사책인 김부식의 『삼국사기』를 나름대로 의식한 표현이다. 이 때문에 『삼국유사』는 여러모로 『삼국사기』와 비교되곤 하였다. (11쪽)

아마 학창 시절에 『삼국유사』와 『삼국사기』를 헷갈려 한 사람들도 많고, 시험에도 종종 나왔기 때문에 더욱 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제목과 저자 이외의 본문을 읽어볼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삼국사기』는 일종의 사전에 가까운 책이지만, 『삼국유사』는 짤막한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모음집에 가깝다고 하니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삼국유사는 아무 곳이나 펼쳐 읽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그런대로 다른 곳을 읽더라도 무방하다고 하니, 더욱 편안한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겠다.

먼저 『삼국유사』에 대해 전반적인 설명을 해주고, 잘 읽히는 번역을 추구하여 작품을 번역했다고 한다. 그러니 어렵다는 생각에 펼쳐들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갖가지 설화가 가득 차 있는 한국사 책이다.

처음에는 약간 낯선 느낌이 들더라도, 일단 고조선 단군왕검 이야기부터 보자.

그러면 아는 이야기이면서 더욱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단군이 훗날 아사달에 돌아와 숨어 산신령이 되었는데, 그때 나이가 1,908세였다는 것도 놀랍고 새로웠다.


한자가 다소 많이 있어서 읽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부담감을 덜고 읽어나가기 시작해 보면 술술 읽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의외로 속도감 있게 읽으면서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 읽어나갈 수 있으니,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나간 역사가 아니라 미래의 우리 겨레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찬란한 판타지! (책 뒤표지 중에서)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 느끼는 것은 옛 서적에서 오히려 참신한 새로운 것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 속에 들어있는 이야기들이 새로운 것을 발산하고 있다.

특히 해석의 문제로 멀게만 느껴졌던 것을 클래식 아고라에서 새로이 만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 주어서 반갑고 친밀감이 생긴다.

어려운 고전일 줄로만 알았는데, '오, 이게 해석이 잘 되고 재미도 있네!' 생각할 수 있다.

부담감을 내려놓고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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