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라틴어 수업』이다. 제목 그대로 라틴어 강의를 해주는 책이다. 라틴어 수업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는데, 이번에 100쇄 출간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니 이 책에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사실 진작에 책장에 꽂아두고 있었지만 자꾸 미루고 있었다. 언제 읽을까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100쇄 출간이 되었다니 이번 기회에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한국인 최초, 동아시아 최초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 변호사인 한동일 교수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서강대학교에서 진행했던 강의를 글로 옮긴 것이라고 한다.

어떤 강의였기에 그렇게 인기가 많았는지 그 강의가 궁금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하며 이 책 『라틴어 수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한동일. 한국인 최초, 동아시아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 변호사. 로타 로마나가 설립된 이래, 700년 역사상 930번째로 선서한 변호인이다. 2001년 로마 유학길에 올라 교황청립 라테라노 대학교에서 2003년 교회법학 석사학위를 최우등으로 수료했으며, 2004년 동대학원에서 교회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과 로마를 오가며 이탈리아 법무법인에서 일했었고 서강대학교에서 라틴어 강의를 맡아 진행했다. 그의 라틴어 강의는 타 학교 학생과 교수들, 일반인들까지 청강하러 찾아오는 등 최고의 명강의로 평가받은 바 있다. (책날개 중에서)

『라틴어 수업』 은 제가 2010년 2학기부터 2016년 1학기까지 서강대학교에서 강의를 했던 '초급 중급 라틴어' 수업 내용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5쪽)

이 책은 내 안의 위대한 유치함, 첫 수업은 휴강입니다, 라틴어의 고상함, 우리는 학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을 위해서 배운다, 시간은 가장 훌륭한 재판관이다, 진리에 복종하라, 모든 사람은 상처만 주다가 종국에는 죽는다,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등의 강의로 구성된다.


이 책은 실제 강의를 기반으로 엮은 책이기 때문에 강의를 듣는 듯 현장감 있게 읽어나갈 수 있다.

가장 먼저 나오는 이야기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를 기억하나요? '카르페 디엠'이라는 대사로 유명하죠? 오늘에 집중하고 현재를 살라는 의미의 라틴어인데요, 여기저기 많이 인용되고 있어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도 이 말은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다음의 사실은 영화를 본 분들이라도 잘 모를 거예요. 영화 속에서 한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데 그가 자살하기 전까지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겹도록 외우던 것이 바로 라틴어 동사 변화라는 사실입니다. (15쪽)

'오, 그랬구나!' 생각하며 다음 이야기를 계속 들어나간다.

많은 사람들이 라틴어는 어렵다고 했으며, 저자도 강의를 시작하면서 학생들에게 라틴어는 어려우니까 지금이라도 수강취소해도 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어렵기에 그런가 했더니, 19페이지에 나오는 <라틴어 do 동사 활용표>를 보고는 으악, 했다. 어려운 정도가 도를 넘은 것 같다.

그렇게 어려운 언어이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고 그의 강의를 들었다고 하니, 더욱 호기심을 갖고 이 책을 읽어나갔다.


'카르페 디엠'은 원래 농사와 관련된 은유로서 로마의 시인인 호라티우스가 쓴 송가頌歌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시구입니다.

카르페 디엠, 쾀 미니문 크레둘라 포스테로.

오늘을 붙잡게, 내일이라는 말은 최소한만 믿고.

'카르페'란 말은 '카르포(덩굴이나 과실을 따다, 추수하다)'라는 동사의 명령형입니다. 과실을 수확하는 과정은 사실 굉장히 고되고 힘들지만, 한 해 동안 땀을 흘린 농부에게 추수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일 겁니다. 그래서 '카르포' 동사에 '즐기다, 누리다'란 의미가 더해져 '카르페 디엠', 곧 '오늘 하루를 즐겨라'라는 말이 됐습니다. 시의 문맥상 '내일에 너무 큰 기대를 걸지 말고 오늘에 의미를 두고 살라'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숱한 의역을 거쳐 '오늘을 즐겨라'라는 뜻으로 정착되었는데, 주목할 만한 건 이 말이 쾌락주의 사조의 주요 표제어가 되었다는 겁니다. (161쪽)


이 책을 보며 라틴어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졌다. 라틴어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고 해도 이 책을 통해 이미 알고 있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는 것도 모두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실제 강의가 얼마나 재미있었으면 이렇게 강의록을 모아 책을 냈을까. 강의 현장을 상상하며 읽어보게 되었다. 가능하다면 직접 강의를 듣고 싶을 만큼 책 속에서 편안한 목소리로 설명을 해주는 듯했다.

라틴어 강의뿐만 아니라, 철학과 인생을 이야기해 주어서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이 강의가 인기 있는 이유를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인문학적 교양을 채워주는 책이니, 라틴어 수업으로 새로운 도약을 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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