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표지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슬퍼도 배는 고프고 내일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이 말이 마음에 쿵 와닿는다.
정말 어떤 때에는 인간인 것이 서럽다. 너무 슬프고 힘들고 아파서 아무것도 못 하겠으면서도 꼬르륵 배가 고파지면 인간 존재가 서글퍼진다.
뮤지션이자 칼럼니스트, 생활 요리인 네코자와 에미는 '그럴수록 요리'라고 한다.
다들 힐링푸드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나에게도 그런 음식이 있었다. 너무 슬퍼서 밥도 안 넘어가던 날들이 지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나가던 길에 우연히 중국집을 발견한 것이다.
문득 짬뽕이 먹고 싶어졌다. 주방장은 원래 브레이크 타임이어서 안 해주는데 특별히 해주겠다면서 나를 안내해주었고, 나는 짬뽕을 먹으며 속을 달랬다. 그때 그 음식을 계기로 시들어가던 나는 힘을 얻어 살아났다.
음식이란 그런 것이다. 그리고 요리에 인생 이야기가 더해지면 더욱 깊고 맛이 풍부해지는 법이다.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나는 셰프가 아니다. 하루하루를 더 잘 살아가기 위해 음식을 만드는, 여러분과 똑같은 생활 요리인이다. 이 책은 요리뿐 아니라 50대를 맞이한 한 여성의 삶의 방식을 보여주는 책이기도 하다. 요리와 인생을 떼어놓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먹는 것은 곧 살아가는 것이니까. 이 책을 손에 든 당신도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런 일상을 충실히 살아가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로 인해 더욱 반짝이길 바란다." (책 뒤표지 중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하며 이 책 《그럴수록 요리》를 펼쳐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