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지옥에서 왔습니다 - 방송월드에서 살아남은 예능생존자의 소름 돋는 현실고증
김주형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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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먼저 추천사를 쓴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유재석, 이광수, 하하, 김종민.

예능에서 한자리씩 하고 있는 사람들이 추천사를 썼으니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이 책은 예능 PD 김주형 에세이다. 20년 차 예능 PD 김주형이 '재미있는 지옥'에서 온 생존신고서를 보여준다고 하니 그 이야기가 궁금했다.

멱PD가 책을 내다니! 김주형 PD가 했던 다양한 프로그램만큼이나 다채로운 이야기가 있는 이 책을 통해 많은 독자 분들께서 깨알 같은 재미 느끼시길 기대해봅니다. 멱살PD 파이팅!

_유재석 (MC, 코미디언)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이들이여,

화면 속 그 프로그램 누가 만드는지 궁금한 이들이여,

고개를 들어 이 책을 보라! (책 띠지 중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재미지옥에서 왔습니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주형. 예능 PD이다. 2003년 SBS공채11기로 입사해 PD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골드미스가 간다> 조연출 이후 <런닝맨>,<인기가요>,<가요대전> 등의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런닝맨> 시절 별명은 '멱살 잡고 싶은 PD', 일명 '멱PD'.

2014년 특명을 받고 중국으로 날아가 중국판 런닝맨 <달려라 형제> 시즌 2~4의 한국 측 총연출을 맡았다. 2016년 다시 <런닝맨> 연출을 끝으로 SBS에서 퇴사했다.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 가온(전 컴퍼니상상)'에 합류한 후 한국 최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범인은 바로 너!>를 비롯,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셀럽은 회의 중> 등을 연출했다.

멀티 플랫폼 시대, 오늘도 그는 치열한 폭풍 속에서 재미와 의미를 찾는 여정을 계속하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골치 아프고 스트레스도 많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빠지면 헤어날 수 없는 것이 바로 예능 PD일이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예능 PD를 '재미있는 지옥에 있는 것'이라고도 한다. 명심할 것은 내가 재미있다고 해서 과연 남들도 재미있어 할까? 하는 의문을 끊임없이 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방송은 때론 무서울 수도 있는, 큰 영향력을 가진 것임을 늘 명심해야 한다. 내가 만든 방송이 내가 알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생각지 못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것을 늘 잊지 말아야 한다. 나는 이 어려운 방송을 아직도 재미있게 하고 있다. 방송 제작은 늘 어려웠고, 힘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계속할 수 있을 때까지, 더 길~게 최대한 길~게 하고 싶다! (9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세상은 넓고 콘텐츠는 많다', 2부 '자고로, 메인스트림이 돼야 하는 법', 3부 '시간을 지배하는 자'로 나뉜다. 변화하는 물결에 올라타자, 뇌가 순수한 남자의 '뇌피셜', 아침 잠 많은 자의 고민 타파, 행운의 번호와 행운의 은인, 신사옥에 갇히다, 다시 오프닝을 찍다, 커리어 대표작과 유느님, 멱PD의 시작과 레전드 특집, 월드 스타는 역시 월드 스타, 앞으로도 지옥에 살리라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화면을 만드는 PD들의 이야기가 막연했다면, 이 책을 읽으며 멱PD의 파란만장 좌충우돌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겠다.

나는 시작부터 반전으로 다가온다. 20년 차 예능PD라면서 사표낸 이야기부터? 이거 정말 신선하잖아!

잘 몰랐던 이야기를 하나씩 들으며 그 열정을 전해듣는다. '현실 안주 불허 에세이' 맞다, 맞아.




중간중간 알려주는 팁도 알찬 정보다. PD를 준비하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솔깃한 마음으로 주목해보아도 좋겠다. 꿀팁을 전수해준다.

그중 '프로그램 기획하기?' 하나만 언급해 보아야겠다. 아이디어는 PD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니 말이다.

나와 내 주변의 모든 경험은 프로그램의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렇겠지만 저 역시 보통 뭔가 떠오르면 메모장에 적어두는 편입니다. 무언가가 떠오르는 시간은 정말 일정치 않죠. 길을 걸어갈 때, 운전할 때, 딴 생각을 하다가…. 저에게 아이디어란 쥐어짜내서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불현듯 떠오르는 것 같아요. 그래서, 꼭 적어놓아야 합니다. 안 그러면 까먹어요. 물론 시간이 지나서 다시 그 메모장을 열어보았을 때, 대부분은 '폐기처리용'입니다. 당시는 좋아서 적어놓았겠지만, 후에 다시 보면 별로일 때가 많아요. 그래도 그중 단 한 개만 건져도 정말 성공입니다. 엉뚱한 생각이 날 때, 꼭 적으세요!

평소 생각난 기막힌 아이디어들은 아마 나의 허황된 상상이라기보다는, 내가 언젠가 경험하고 느낀 것들, 어디선가 본 것과 관련된 것일 겁니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들은 모두 그럴듯한 프로그램이 될 가능성이 있죠. 그래서 예능 PD는 뭐든지 많이 보고, 경험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게 다 나중에 새 프로그램을 기획할 자산이 됩니다. (36~37쪽)

어떤가. PD 지망생이라면 눈이 번쩍 뜨이고 메모지부터 챙기게 될 것이다. 중간중간 이런 꿀팁 대방출이니 놓치지 말고 잘 챙겨 보자. PD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어서 하나씩 건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대중의 예능에 대한 기대치 역시 매우 높다. 언제나 '내가 만든 프로그램에 시청자가 단 한 번도 웃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시청자들은 진부한 것보다는 늘 새롭고 신선한 기획을 기다린다. 지금의 예능 콘텐츠 시장은 어떠한가. 매일매일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고, 사라지고 있다. 그야말로 치열한 경쟁의 장이다. 그래서 이 예능 지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 한 가지, '신선함'에 모든 걸 걸어야 한다. (176쪽)

예전에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싶어서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가 꺼버린 적이 있었다. 도통 웃음이 나오지 않아서였다. 물론 그 당시의 내 마음이 가라앉아서 그랬기는 했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웃음을 끌어내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시청자로서의 마음이다.

하지만 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짐작해본다.

김주형 PD는 한 군데에서 정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들며 콘텐츠를 만들어온 현장 PD다. 그의 버라이어티한 이야기를 보면 열정이 샘솟을 것이다.

PD를 꿈꾸는 지망생이라면 도전정신을, PD의 일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호기심을 채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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