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마다 모눈종이에 손글씨로 보여주는 메모 또한 시선을 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한눈에 파악되는 느낌이다.
또한 평소 신하균의 연기를 좋게 평가하고 있어서 그런지, 이들의 에피소드를 읽어나가며 스타트업 맥콤의 CEO 스티브의 캐릭터가 눈앞에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스티브의 캐릭터는 16~17쪽의 설명만 읽어보아도 인간적이어서 더 마음에 든다. 탄탄대로를 걷는 재벌 2세나 실장님 스타일이 아니라, 완벽한 듯 어딘가 어설프고 온갖 우여곡절을 겪는 인간미에 더욱 마음이 간다. 통통 튀며 살아 움직이는 듯 매력적이다.
스티브 말고도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사람들에 빵빵 터진다.
애슐리 여, 30세 "30억만 벌면 은퇴할 거예요. 31억만 더 모으면 돼요."
제이 남, 29세 "이미 만들어진 대기업보다는 레고를 조립하는 마음으로…"
제시 남, 32세 "이름이 '제시'고 직업이 '비서'니까…'여성'이라고 생각하셨구나?"
캐롤 여, 27세 "지금 우리한테 필요한 건 이슈잖아요! 대중은 개돼지가 아니라니까요?"
필립 남, 26세 "다음에 제가 저녁에 맛있는 브런치 쏠게요!"
……
저녁에 맛있는 브런치?!
갑자기 웃느라 정신 없어졌다. 이 드라마에 필립이 없다면 어떨까. 현실에서는 곤란해도 드라마에서는 꼭 있어야 할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립은 맥콤의 마케팅팀 직원인데 많이 잘생겼다. 그런데 세상 제일가는 바보가 따로 없다는 것이다. 업무 실수는 물론, 눈치까지 없어 모든 직원들의 속을 뒤집는 예쁜 고문관. '그래도, 애는 착해….' 이제는 모두가 필립을 그러려니, 하며 받아준다고.
이렇게 한 명 한 명 캐릭터의 매력적인 모습을 보면서, '이 드라마 꼭 봐야겠다'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