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우연들
김초엽 지음 / 열림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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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김초엽 에세이 『책과 우연들』이다.

김초엽 첫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을 읽고 나서 흥미로웠던 것은 작품 탄생 배경이었다. 김초엽 소설가에게는 원예학을 전공하신 아버지가 있었으니, 얼마나 든든했겠는가.

교외에서 새로 오픈한 온실 카페에 앉아 아빠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고, 식물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지만 하나씩 알아가고 상상을 펼쳐나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 작품을 읽은 후에 알게 된 개인적인 이야기에 김초엽이라는 작가의 실제 이야기, 실제 상황 속의 생각이 궁금했다.

그리고 이 책이 김초엽의 첫 에세이라고 하니 당연히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책과 우연들』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초엽.

1993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2017년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 수상, 가작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방금 떠나온 세계』 『행성어 서점』,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 중편소설 『므레모사』, 논픽션 『사이보그가 되다』(공저) 등을 출간했다.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제11회 젊은작가상, 제62회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책날개 작가 소개 전문)

이 책은 나의 읽기 여정을 되짚어가며 그 안에서 '쓰고 싶은' 나를 발견하는 탐험의 기록이다. 여기서 나는 읽기가 어떻게 쓰기로 이어지는지, 내가 만난 책들이 쓰는 나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관해 말할 것이다. 쓰는 일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독자에게도 이 책이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다면 기쁘겠다.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했지만 그 앞에서 충분히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두려움을 겪어본 이들에게, 나 역시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는 말을 건네고 싶다.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1장 '세계를 확장하기', 2장 '읽기로부터 이어지는 쓰기의 여정', 3장 '책이 있는 일상'으로 나뉜다. '결국은 인간 이야기'라는 말, 마구 집어넣다 보면 언젠가는, 얼렁뚱땅 논픽션 쓰기, 작법서 작가의 토템, 불순한 독서 생활, 서평 비평 그리고 리뷰, 책과 우연들, 차가운 우주의 유토피아, 완벽한 작업실을 찾아서, 우리가 가진 최선의 도구 등의 글이 담겨 있다.



학창 시절에는 그다지 독서를 좋아하지 않던 내가 독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요네하라 마리의 『대단한 책』을 읽으면서 본격화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꾸준히 독서를 했고, 특히 외부활동의 제약이 있던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책 읽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런데 약간의 휴식 같기도 하고, 신선한 자극이 되는 것이 바로 누군가의 책 이야기, 누군가의 서재를 보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도 엄청 흥미롭게 읽어나갔다.

이 책으로 알게 되는 김초엽 소설가의 이야기가 흥미로워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특히 관심사가 나와 다르니 더욱 신선한 느낌으로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읽는 족족 새로운 느낌이 드니 말이다.

또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보며, '맞아, 맞아!' 하면서 나도 그렇다고 이야기하며 읽는 재미도 상당했다.

특히 올빼미 생활을 하다가 정신 차리기를 여러 번, 이제는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고 하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가만히 누워 있는 게 따분하다면 차라리 책을 읽는다는 것도 그 원칙 중 하나이니, 주로 잠들기 전에만 읽는 책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 선정 조건이 재미있다.

일단 너무 흥미진진해서 책장을 덮을 수 없는 책은 안 된다. 해가 뜨기 전에는 잠을 자야 하니까. 하지만 너무 재미없는 책도 곤란하다. 조금의 흥미조차 끌지 못하면 휴대전화를 멀리 두겠다는 원칙이 산산조각 나므로(원칙이라는 것이 이렇게 부실하다니……). 따라서 적당히 흥미롭고 적당히 다음 내용이 궁금한, 중간에 덮고 다음 날 다시 펼쳐도 얼마든지 이어 읽기 좋은 책들 - 대개 과학이나 인문사회 분야의 논픽션-이 최적이다. (18쪽)

'독서인들의 흔한 패턴대로 막상 책을 산 이후에는 흥미를 잃어 읽기를 미루려다가'(19쪽)처럼 정곡을 찔리는 이야기에는 키득키득 웃고, 특히 『지구 끝의 온실』을 쓰기 위한 자료 조사 과정부터 거기에 얽힌 생각은 그 소설이 나오게 된 과정이니 더욱 시선을 집중해보았다.




잘못 탄 버스가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도시의 낯선 장소로 나를 데려가주는 것처럼.

나는 이 책들에 실려 뜻밖의 세계로 자주 향한다. 의외와 우연의 영역들, 그것은 불순한 독서의 즐거움이다. (160쪽)



어떤 책들이 우리를 생각지도 못했던 낯선 세계로 이끈다면, 책방은 그 우연한 마주침을 가능하게 하는 통로다. 좀 더 많은 책이 그렇게 우연히 우리에게 도달하면 좋겠다. 우리 각자가 지닌 닫힌 세계에 금이 간다거나 하는 거창한 일까지는 일어나지 않더라도, 적어도 우리는 조금 말랑하고 유연해질 것이다. 어쩌면 그냥, 그런 우연한 충돌을 일상에 더해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할지도. (234쪽)



'대학 시절 내내 글쓰기를 거의 부업 삼으면서도 소설만큼은 결코 내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2015년 우연히 읽은 한 권의 작법서 때문에 돌연 소설 습작을 시작했다.(127쪽)'

이 정도의 스토리텔링이라면 타고난 소설가와 또 다른 호감을 선사할 것이다.

그래서 원래 책을 좋아했거나 원래 소설가로 타고난 사람 말고,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드니, 더욱 그녀의 이야기에 솔깃해진다.

이 책은 김초엽 소설가의 에세이다. 책을 보고 쓰는 이야기를 풍성하게 들려주어서, 더욱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또한 이 책의 맨 뒤에는 '김초엽의 우연한 책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본문을 읽다가 궁금해지는 책을 만나면 독서의 지평을 넓혀보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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