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1989년에 이 이야기의 착상을 얻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1990년 역사학과를 졸업하고 로스쿨에 다녔고 변호사로 활동했다. 그리고 변호사 일을 그만둔 후, 일본에 사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쓰기로 이미 1996년에 마음먹었다.
그러다가 대학 시절 들은 이야기를 소설화해서 뉴욕예술재단 지원금을 받았다. 그 지원금으로 강의를 듣고 베이비시터를 구해서 글을 쓸 수 있었다. 책을 출판하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재일조선인들의 이야기를 어떻게든 알려야 한다는 고집스러운 믿음이 통했다고 확신했다.
2007년, 남편이 도쿄의 일자리를 제안받았고, 그곳에서 일본에 사는 조선인 수십 명을 현장에서 인터뷰할 기회를 얻었으며, 그 이후 기존 원고를 치우고 2008년부터 다시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때로는 이렇게 한 가지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 쓰고 고치고 다듬고 갈아치우기를 거쳐서 최적의 상태에서 선보이기도 한다. 오랜 시간 발효되어 우러난 이야기에 시대적인 상황까지 맞아떨어져야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를 뜨겁게 울린 한 가족의 대서사극
삶의 회복력과 존엄성, 경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담아낸
문화와 세대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고전의 탄생! (책 뒤표지 중에서)
재일조선인, 자이니치, 그들의 삶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을 넘어서, 내가 그 상황이 되면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 책을 통해 이들의 삶을 간접경험하면서 그들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분통을 터뜨리기도 하고, 다른 이들의 삶을 바라보며 이해의 폭을 넓혀보기도 했다. 소설이기에 가능한 사색의 시간이었다.
역사 속 개개인의 이야기를 통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철저하게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소설이 주는 여운이 꽤나 오래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