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쓰는 용기 - 정여울의 글쓰기 수업
정여울 지음, 이내 그림 / 김영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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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진작에 읽고 싶었지만 한참을 책장에 꽂아만 두고 있었다. 글 쓸 시간이 없다는 핑계, 다른 책을 더 먼저 읽어야 한다는 이유 등 각종 핑계가 앞서니 자꾸 다음 기회를 기다리게 되었다.

하지만 드디어 기회를 잡고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사실 책을 읽기 가장 좋은 때는 그 책을 막 받은 순간 그 따끈따끈한 마음이 더해졌을 때인데, 그걸 놓치니 자꾸 미루어진 것이다.

그것은 책과 상관없는 것이고 타이밍의 문제다.

어쨌든 이번에는 이 책을 읽겠다는 마음을 먹고 나니 속도에 박차를 가한다.

책장을 넘기니 이런 말이 있다.

창조적 글쓰기를 꿈꾸는 크리에이터들이여. 타인의 악의적 댓글에 무너지지 말기를. 기꺼이 오해받을 준비, 언제든 비판받을 준비를 하되, 마침내 이해받고 공감받을 준비를 합시다. (책 속에서)

저자가 자칭 유리멘탈이기에, 그런 작가가 글쓰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니 더욱 와닿는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궁금해서 이 책 《끝까지 쓰는 용기》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정여울. 가장 사랑하는 것은 글쓰기, 가장 어려워하는 것도 글쓰기, 그러나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것도 글쓰기인 행복한 글쟁이. 지은 책으로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빈센트, 나의 빈센트》, 《헤세로 가는 길》,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등이 있다. 산문집 《마음의 서재》로 제3회 전숙희문학상을 수상했다. (책날개 중에서)

여러분, 국화차를 드셔본 적이 있나요? 따뜻한 물을 부으면, 꼬들꼬들 아주 작게 시든 것처럼 보이는 국화가 물속에서 싱싱하고 샛노랗고 아름답게 새로운 꽃으로 피어납니다. 시들어버린 기억을 글쓰기라는 따뜻함으로 되살려내는 과정 또한 그와 비슷합니다. 따뜻한 물을 넣으면 놀랍도록 아름답게 피어나는 종이꽃도 있지요. 글을 쓰기 전에는 오랫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던 체험이, 글을 쓰고 나면, 마치 물에 불은 종이꽃이 온갖 알록달록한 자태를 드러내며 피어나듯이 새롭게 재탄생합니다. 오래전 사라져버린 줄 알았던 기억의 씨앗은 내 안에서 불현듯 싱그러운 이야기의 꽃으로 새롭게 피어납니다. 우리 안에 바로 그런 아름다운 기억의 꽃이 현재의 열정이라는 따스한 물 한 바가지의 힘을 얻어 마침내 기어이 이야기의 꽃으로 화하는 순간입니다. 여러분의 가장 멋진 글감도 분명 여러분의 마음속 깊은 곳에, 특히 '설마 이런 게 글이 되겠어'라고 하찮게 여겼던 기억의 장롱 그 어딘가에 숨어 있을 거예요. 그 숨은 기억의 보물창고를 찾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9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들어가며 '쓰고 싶지만 시작하기가 두려운 당신에게'를 시작으로, 1부 'Q&A 글을 쓸 때 궁금한 모든 것들', 2부 'Episode 매일 쓰며 배우고 느낀 것들', 3부 'Class. 한 권의 책을 만들기까지 생각해야 할 것들'로 이어지며, 나오며 '기다림의 아픔이 창작의 불꽃으로 타오르기까지'와 감사의 글, 추천의 글, 참고문헌 등으로 마무리된다.



1부는 Q&A로 진행된다. 글쓰기에 관한 질문과 그에 대한 정여울 작가의 답변이 담겨 있다.

'작가와의 대화' 같은 느낌으로 읽을 수 있다. 직접 질의응답을 하는 느낌으로 편안하게 읽어나가며 하나씩 점검해본다.

그리고 읽다 보면 '오, 그렇게 하면 되겠네'라고 생각되는 아이디어 몇 가지를 건질 수 있다. 그렇게 워밍업을 하며 읽어나간다.

무언가 거창한 것이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대화 속에서 쓱 나오는 노하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그렇게 자연스럽게 풀어냈다는 것은 그만큼 내공이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글쓰기를 하면서 중요한 비법 같은 것은 곳곳에서 볼 수 있지만 나에게 특히 의미 있게 다가온 부분은 오해에 대한 대처였다. 글쓰기를 오래 지속하기 위한 마인드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런 마음을 가지면 조금은 더 당차게 해나갈 수 있겠다.

글을 쓴다는 것은 항상 오해받을 준비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비판받을 준비도 해야 합니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 표현해도 독자들은 자신이 읽고 싶은 정보만을 읽거나, 읽은 문장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오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08쪽)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유리멘탈에 생각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것은 대단한 용기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드러내며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주는 것이니 말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항상 오해의 가능성이 가득한 거대한 침묵의 바다 위를 홀로 노 저어 간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무시무시하게 고독할 때가 있습니다. (111쪽)

오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 그 마음과 태도를 보면서 많은 이들이 용기를 얻으리라 생각한다.



무작정 쓰기 시작해서 지치지 않고 쓰기까지,

쓰고 싶지만 시작하기 두려운 당신에게 (책날개 중에서)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나 또한 그러한 독자 입장에서 이 책을 읽어보았다.

타깃을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막연히 글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과연 내가 잘 할까 할 수 있을까 고민만 계속 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용기 내어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해주니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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