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은 별명이 돼지다. 그런 그녀에게 모범생이자 퇴폐미와 상냥함을 갖춘 호태가 사귀자고 고백한다.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도 잠시. 호태의 거짓 고백임을 알고는 좌절한다.
정말로 강렬한 감정은 어쩌면 머리보다 몸으로 먼저 와 꽂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선지 불에 덴 듯 쓰라렸다. 칼로 벤 듯 아팠다.
민선을 바라보는 호태의 눈빛이 적나라한 비웃음으로 가득했다.
내가 너 따위를 좋아해? 어떻게 감히 그런 생각을.
눈동자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34쪽)
그날 이후 푹 퍼진 진흙더미처럼 침대 위에 늘어져 있던 민선을 일으켜세운 것은 진희였다. 진희의 도움으로 '복수를 위한 재탄생 프로그램'에 돌입하여 특훈에 특훈을 거듭했다.
박민선을 박여빈으로 바꾸고 민선 자신조차 속아넘어갈 만큼 딴 사람이 되어 다시 나타났다.
앗, 그런데 진희의 정체는? 오싹한 무언가가 휙 지나가며 본격적으로 이야기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