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인 의식의 흐름이 너무도 신선해서 경탄할 수밖에 없다.
_옮긴이 양윤옥
인간은 정말로 악한 짓을 할 수 있는 건가? (215쪽)
단순히 밀실살인사건을 보려고 이 책을 펼쳐들었는데, 생각보다 복잡한 인간 내면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듯했다. 어쩌면 누구도 인식하기 힘든 악한 본성을 말이다.
그래서 전반적인 분위기가 더 어둡고 음침하고 기분을 바닥까지 끌어내린다.
그런데 그것이 인간 본연의 내면에 있는 음울한 부분을 들춰내는 데에는 꼭 필요한 작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옮긴이는 '이만큼 음울한 절망을 그려나가는 것은 그야말로 정신의 맨살을 깎아내는 듯한 작업일 게 틀림없다'라고 표현한다.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상황까지 몰아치며 이야기를 펼쳐나가는데, 그렇기에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필력이 도드라지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나카무라 후미노리만이 쓸 수 있는 인간의 광기'라는 설명에 동의하게 된다.
얼굴을 찌푸리며 읽어나가다가, 어느덧 범인이 누구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 책의 표지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반드시 어두운 방에서 확인할 것'이라는 주의사항이 있다. 반드시 소설을 다 읽고 확인해보자. 그리고 굳이 어두운 방이 아니어도 책의 각도를 살짝 이리저리 하다보면 보인다. 이런 장치도 마음에 든다. 꼭 소설 다 읽고 확인하자!
독창적인 의식의 흐름에 시선을 떼지 못하고 읽어나간 소설이다. 띠지에 있는 주의사항처럼 '배짱 있는 사람만 읽을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