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 송지현 옮김 / 현익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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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상점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보며 힐링할 수 있는 소설이 속속들이 출간되고 있다.

이번에는 일본 서점, 고바야시 서점이다.

특히 '서점'이라는 공간은 책이 가득하고 무언가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아서 눈길이 간다.

이번에는 '따듯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는 곳, 고바야시 서점으로 오세요.'라는 말을 보며, 이 책을 마음에 담았다.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궁금해서 이 책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가와카미 데쓰야. 서점을 사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 전역의 서점을 취재해 『서점에서 정말 있었던 마음 따듯해지는 이야기』로 엮었다. 광고 에이전시에서 카피라이터로 근무하다가 독립했고, 2008년 비즈니스 서적을 중심으로 집필 활동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일언력』, 『소심해도 괜찮아』 등이 출간되었고, 그 외에도 많은 저서가 해외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책날개 중에서)

특별한 목표 없이 관심도 없던 출판유통회사의 신입사원이 된 리카.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날, 고바야시 서점에 가 보라는 지시를 받는다. 파란 차양의 작고 오래된 서점. 그곳에서 유미코 씨를 처음 만나고, 고바야시 서점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얻은 리카는 그날 이후 매번 고바야시 서점에 찾아가게 되는데……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낯설고, 마음대로 되지 않고, 기죽었던 처음의 나날들. 그 시절 우리에게 달려갈 곳이 있었다면, 좀 더 따듯하게 보낼 수 있었을까? 여기 그런 서점이 있다. 답답하고 힘이 들 때마다 달려갈 수 있는, 다시 살아갈 용기를 주는 서점. 고바야시 서점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된다. 1장 '고바야시 서점에 갑시다', 2장 '왜 서점에서 우산을 파나요?', 3장 '작고 오래된 서점을 물려받은 이유', 4장 '약점이 특별해지는 순간', 5장 '기쁨의 강연회', 6장 '고바야시, 아마존을 이기다', 7장 '사랑하는 이에게 배운 지혜', 8장 '문을 닫게 된다면', 9장 '마지막 이야기, 계속될 이야기'로 이어지며, '작가의 말'로 마무리된다.

어떤 이야기든 실화를 바탕으로 하면 더욱 실감 나게 읽어나가게 된다.

작가의 말을 들춰보면 이런 말이 있다.

이 책은 효고현 아마가사키시 JR다치바나역 북쪽 상점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실제로 있는 고바야시 서점과 그 주인인 고바야시 유미코 씨를 모델로 한 소설입니다. 주인공은 출판사와 서점을 잇는 출판유통회사의 신입사원. 그녀가 고바야시 씨를 만나면서 성장해 가는 이야기입니다.

유미코 씨와 남편인 마사히로 씨 이외의 등장인물 및 회사는 실재하는 인물, 회사, 단체 등과 무관합니다. 다만 고바야시 씨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부분은 본인에게 직접 들은 에피소드를 기반으로 고유명사 등을 일부 변경했습니다. (251쪽)

그렇게 하여 주인공의 성장 이야기(픽션)와 고바야시 씨의 에피소드(논픽션)가 합쳐진 '논픽션 노벨'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작품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정도의 설명이 더해지면 이 책에 더욱 호기심이 생길 것이다.

작가가 서점을 좋아하는 사람인데다가 『서점에서 정말 있었던 마음 따듯해지는 이야기』를 쓰기 위해 전국의 여러 서점에 취재를 다니면서 알게 된 이야기에 소설적 장치를 더해 글로 풀어냈으니, 더욱 실감 나게 독자의 마음을 두드리나 보다.



이 소설은 3년 만에 오사카에 유미코 씨를 찾아가는 오모리 리카의 심정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정말 부끄러울 정도로 미숙했던 내가 오사카에서 잘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유미코 씨 덕분이었다. 나는 아마가사키시 다치바나 상점가에 있는 유미코 씨의 아주 작은 책방 '고바야시 서점'에서 일에서 중요한 모든 것을 배웠다. (10쪽)

고바야시 서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어떤 것을 배웠을까. 궁금한 생각에 그 이야기에 집중해본다. 그렇게 '지금부터 5년 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 그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된 것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1장의 이야기는 책을 읽기 전부터 대략 아는 이야기였지만, 2장 '왜 서점에서 우산을 파나요?'부터는 본격적으로 흥미를 유발하며 빠른 속도로 읽게 만든다.

'왜 서점에서 우산을 팔았을까?'

그 스토리를 읽어나가는데, 몇 가지 예상했던 짐작은 하나도 맞지 않고 전혀 다른 것이었으니, 심장이 찌르르…… 유미코 씨의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 또한 집중한다.

아마 일에 딱히 열정을 느끼지 못하고 뜨뜻미지근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뜨끔하면서 유미코 씨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기며 열정이 샘솟을 것이다.

유미코 씨의 이야기 "일도 사람이랑 마찬가지야. 조금씩 좋아지면 되는 거야. 천천히 가도 돼. "(89쪽)라고 리카에게 해주는 말이 나에게도 와닿았다.

이 책을 읽을 때에는 책장의 색깔이 약간 회색으로 되어 있는 부분이 유미코 씨가 들려주는 이야기인데, 그 부분은 정말 배울 점이 많고, 리카의 표현에 의하면 '라디오를 듣는 듯 재미있다'.

단순히 '재미있다'는 표현을 넘어서서 삶의 갖가지 향기가 진하게 퍼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함께 울고 웃고 감동하며 읽어나간다.



실화를 바탕으로 풀어나가는 것은 소설일 경우에 생생하게 숨결을 불어넣어 더욱 실감나게 해준다.

이들의 대화와 마음 상태까지 들여다볼 수 있으니 소설로 엮은 것은 참 잘한 일이다.

게다가 자기계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는 생각이 든다.

서점을 운영한다면 그냥 문만 열어둔다고 알아서 사람들이 오고 책이 팔리는 것은 아닐 테다. 그러다 보면 막상 매출이 시원찮아져서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느니 등등 불만으로 투덜거리며 우울한 시간을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난관을 헤쳐나가며 따듯한 이야기가 가득한 서점으로 만들어나가는지, 유미코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 수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서점뿐만 아니라 영업을 하거나, 보다 적극적으로 의욕을 가지며 에너지 넘치게 살아가고자 한다면 고바야시 서점으로 가보면 좋겠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정말 힘들 때마다 달려가고 싶은 서점으로 고바야시 서점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일본에서 영화화된 서점 이야기라니 더욱 대단하다. 그 감동실화를 담은 소설이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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