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 노인이 소년에게 남기고 싶은 것
고민곤 지음 / 좋은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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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좋은땅 출판사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사람마다 그런 책이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왜 이게 유명하지?'했다가 어느 순간 어마어마한 존재감으로 나에게 다가오는 그런 책 말이다.

나에게는 이 책이 그랬다.

『노인과 바다』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투덜거리면서 그냥 유명한 채로 놔둘 걸 내가 굳이 왜 읽었을까 생각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하지만 그다음에 읽었을 때에는 이전에 왜 그렇게 느꼈던 것인지, 그렇지 않다고 과거의 나 자신을 설득하고 싶을 지경이었다.

가능하다면 과거의 나에게 하나하나 짚어주며 조목조목 설명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 차이가 무엇이었나 생각해보니 그것은 책을 읽는 방식 때문이었다.

이 책은 그냥 눈으로 쓱 읽어나가면 안 되었다. 천천히, 한 문장씩 음미하며 읽어나가야 한다. 소리 내어 조금씩 낭독을 해도 좋겠다.

나는 이 책을 소리 내어 읽은 그때의 전율을 잊지 못한다. 어쩌면 그렇게 같은 책인데도 전혀 다르게 다가올 수 있는 것인지…….

역시 책마다 속도를 다르게 해야 하는데, 이 책은 그렇게 읽어야 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세상에 책은 많고 나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어서, 다시 읽을 만한 책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데,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는 잊을 만할 때면 몇 번이고 다시 읽고 싶은 책 중 한 권이다.



이 책은 『노인과 바다』를 좀 더 심도 있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노인과 바다』의 원문과 함께 자세한 해설을 더해주니 더욱 세세히 깊이 작품 속으로 들어가볼 수 있다.

그렇게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노인과 한마음이 되어 사투를 벌이며 손에 땀을 쥐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저 작품만이 아니라, 배경지식도 쌓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

쿠바의 역사, 문화적 배경, 헤밍웨이의 생애까지 알 수 있어서 알차게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다.



선한 인간만이 고통을 겪는 것이 아니고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피조물도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그런 일을 겪게 된다. 그 예로 날치와 바닷새들은 남에게 피해도 주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지만 고통을 겪는다. 작가도 노인도 그에 대해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인다. 전지전능한 분이 있어서 악한 자를 벌하고 선한 자를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이상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만족스러운 답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작가는 그런 문제점을 제기하고 인간이 어떻게 하면 이런 문제와 상황을 더 좋게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책 뒤표지 중에서)

지금껏 한국어로만 되어 있는 『노인과 바다』를 접했는데, 이번 기회에 영문과 함께 적혀있는 책을 읽으니 언어의 영역을 넓히며 좀 더 학술적으로 접근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저자가 현재 군산중앙여자고등학교 교사이며, 교육과정평가원 교과서 검정위원과, 2010학년도 대입 수능 외국어 영역 검토위원, EBS 교재 검토위원 등의 이력이 있는 문학박사이니, 그 부분에서도 신뢰를 더할 수 있다.

특히 지금껏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까지 짚어주어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어서 유용했다.

이 책의 에필로그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이 책이 부모가 자녀에게 건네주며 이어져나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해졌으니 이 책에 얼마나 진심을 담았겠는가. 그 마음을 자녀가 삶의 어느 순간에는 깨닫는 때가 오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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