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책 -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의 못다한 이야기
매트 헤이그 지음, 정지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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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깔끔하다. '나 요즘 위로받고 싶은데…….' 사람 말고 책한테서 위로의 글을 발견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래서 읽어보았다.

표지의 그림을 보니 더욱 기대가 되었다. 나도 글의 힘, 책의 힘을 믿으니까, 빛을 내며 나를 이끌어주리라 기대하며 이 책 《위로의 책》을 펼쳐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매트 헤이그. 영국 요크셔 출신의 동화작가 겸 소설가다. 2004년에 출간한 첫 소설 《영국의 마지막 가족》을 비롯하여 10편의 성인 대상 작품과 12편의 동화 및 청소년 소설을 발표해왔다. 특히 2020년 출간한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영국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독일 슈피겔 38주 연속 베스트셀러가 되며 전세계적으로 약 300만 부가 판매되었다. (책날개 발췌)

가끔 나를 위한 위로의 말을 적어보곤 합니다. 힘든 시기를 보내며 깨달은 것들, 떠오른 생각과 명상, 내게 위안이 되어 주는 것들의 목록과 예시, 다시금 상기시키고 싶은 것들이나 다른 사람의 인생에서 배운 것들까지.

참 이상하게도 우리는 삶의 가장 밑바닥에 있을 때 가장 분명하고도 가장 위로가 되는 가르침을 배웁니다. 하지만 원래 사람은 배고프지 않으면 음식에 대해 특별히 생각하지 않고, 배 밖으로 던져지지 않으면 구명 뗏목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법이지요.

여기 내 인생의 구명 뗏목이 되어준 생각들을 소개합니다. 나를 가라앉지 않게 해준 이 생각들이 당신을 안전한 육지로 이끌어주기를 소망합니다. (6쪽)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살아있다는 것, 그걸로 충분해', 2부 '흘러가는 대로 둬도 괜찮다', 3부 '완벽하지 않아도 나무는 나무', 4부 '어제는 후회하지도, 내일을 겁내지도 않기를'로 나뉜다.





저자는 '이책을 읽기에 앞서'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인생만큼이나 두서가 없다고 말이다.

대부분 한 페이지 정도로 짧지만 종종 그보다 조금 긴 페이지도 있고, 격언, 인용문, 사례 연구, 때로는 목록이 소개되거나 가끔은 요리법도 나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다음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도무지 예상할 수 없는 것이 더 좋았다.

때로는 이야기를 읽기도 하고, 짧은 격언도 마음에 담고, 저자의 경험에서 얻은 소중한 이야기에 집중해보기도 한다.

종합선물세트처럼 한꺼번에 담아서 랜덤으로 들려주어서 무엇이 나올지 궁금해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읽어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우울증으로 죽고 싶었던 어느 날 구름 한 점 없이 무수히 많은 별로 가득한 밤하늘을 올려다본 기억이 난다. 마음의 고통이 너무 커서 몸까지 아플 지경이었다. 하지만 우주의 한 지점을 지나가고 있는 하늘을 바라보자 언젠가 저 풍경을 바라보며 음미할 수 있게 되리라는 희망이 샘솟았다. 아름다움은 삶에 대한 희망과 경이로움으로 숨 막히게 한다. 세상에는 그런 순간이 가득하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그런 순간은 원한다면 얼마든지 우리의 것이 될 수 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2,000년 전 《명상록》에 이렇게 적었다.

"삶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라, 별을 보아라, 별과 함께 달리는 자신을 보아라." (198쪽)

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해독제로

가끔 별을 먹는다.

_레베카 엘슨 '죽음의 두려움에 대한 해독제', 《경외심에 대한 책임》



이 책은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를 통해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매트 헤이그의 에세이다. 40대가 된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심리적 시련을 겪을 때마다 그에게 힘이 되어준 말들과 자신과 같은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진솔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강약 조절이 잘 되어 있어서 마음에 든다. 누군가를 위로한다고 할 때 너무 진지하게 다가가며 응원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그냥 저자처럼 즐겨 듣는 음악 플레이리스트나 즐겨 먹는 요리까지 두서없이 들려주면 오히려 위로가 되기도 한다.

애써서 잘 하려고 하기보다는 예상할 수 없는 갖가지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어서 매력적인 책이다. 억지 미화가 아니라 그냥 우리 살아가며 들을 수 있는 이야기, 명언, 저자의 경험담 등 다양한 이야기가 진심 위로가 된다.

위로의 책이 필요하다면 제목부터 위로를 줄 것 같은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위로책 힐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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