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2 불편한 편의점 2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2년 8월
평점 :
품절


반가웠다. 불편한 편의점 1권을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2권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서 말이다.

난 사실 드라마도 다음 편 있는 거 알면 안 보고 미뤄뒀다가 다 끝나고 나면 한꺼번에 보아야 직성이 풀린다. 쭉쭉 진도를 뽑다가 어랏, 중간에 멈추는 거 정말 별로다.

이 책도 등장인물들이 내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2권을 만나니 정말 기분 좋게 읽었다.

1권은 한참을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내려오지 않길래 읽을까 말까 고민을 많이 하고 선택했는데 기대 이상이었기 때문에, 2권은 그냥 믿고 바로 읽어보기 시작했다.

70만 독자를 사로잡은 재미와 감동

『불편한 편의점』이 다시 열렸다! (책띠지 중에서)

다시 열린 편의점 always의 문을 빼꼼 열어본다.



궁금해서 살펴보았더니, 초판 1쇄 발행이 2022년 8월 10일인데, 초판 6쇄 발행 8월 22일본을 받았다. 그렇게 늦었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는데 벌써 6쇄라니! 인기가 대단하다.

나 말고도 많은 독자들이 불편한 편의점에 모여들어 이들의 이야기에 울고 웃으며 감동의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



이 책의 저자는 김호연. 2013년 『망원동 브라더스』로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망원동 브라더스』(2013) 『연적』(2015) 『고스트라이더스』(2017) 『파우스터』(2019) 『불편한 편의점』(2021), 산문집 『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2020)을 펴냈다. (책날개 중에서)



차례에 보면, 점장 오선숙, 소울 스낵, 꼰대 오브 꼰대, 투 플러스 원, 밤의 편의점, 오너 알바, ALWAYS, 불편한 편의점 등의 글이 담겨 있고, 감사의 글로 마무리된다.



지금 이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로 소설은 시작된다.

코로나, 마스크, 백신…. 곧 끝날 것만 같았지만 지독히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오선숙 점장은 집에서 편의점까지 500미터 남짓 거리를 걷는데도 숨이 가빴다. 한여름 열기에 마스크로 호흡까지 힘들어지니, 마스크 쓰지 않고도 산책할 수 있는 예삐와 까미가 부러울 지경이었다고.

딸랑. 선숙이 ALWAYS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갈 때, 나는 그곳에서 벌어졌던 이야기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가며 떠올라서 미소 짓고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온갖 이야기가 펼쳐지는 어떤 장소가 있는 소설은 독자에게 그 소설을 상상하며 채워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그래서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있는데, 이 소설은 ALWAYS 편의점에서 그 역할을 해주니 마냥 친근한 느낌으로 읽어나간다.



2권에도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웃고 울리며 나를 이끈다.

특히 요즘 코로나 시대에 대한 이야기도 있으니 답답하기도 하지만, 이런 표현도 참신했다.

2021년 새해가 밝았다. 왠지 태양도 마스크를 쓰고 일출할 것 같았다. (203쪽)

우리 참 잘 살고 있다. 열심히 잘 살아내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 출연하는 근배도. 황근배인데 홍금보라고 불리는 야간알바생 근배의 이야기도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사람살이 알 길이 없어서.

엄마가 늘 근배에게 하던 말이었다.

"아들. 비교는 암이고 걱정은 독이야. 안 그래도 힘든 세상살이, 지금의 나만 생각하고 살렴."

……

살았다. 살아지더라. 걱정 따위 지우고 비교 따위 버리니, 암 걸릴 일도 독 퍼질 일도 없더라. (186쪽)

이런 말씀 하시던 엄마에게 병이 찾아왔다. 그 이야기가 마음을 파고든다.

ALWAYS 편의점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동네 사람이 된 듯 이들에게 한 발짝 다가가서 함께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더 이상 그곳은 낯선 곳이 아니라 우리 동네 작은 편의점이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오손도손 들려오는 듯 포근한 곳이 된다.

여러 인물들이 나오는데,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끼며 읽어나간다.

그래도 어둡지만은 않게, 함께 공감하고 웃으며 감동을 느끼며 읽어나간다. 그런 게 사람살이인가 보다.

사람들은 전염된 듯 웃고 있었다. 아니, 웃음이야말로 지구 최강의 전염병이라고 했던가? 지금 여기, 사람들은 코로나보다 백배 천배는 강력한 웃음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었다. (316쪽)

그러고 보니 마스크 없이 환하게 웃는 모습들을 본지가 오래 된 것 같다. 그런 날을 꿈꾸며, 옆에 미소를 나눌 사람들을 소중히 여겨야겠다고 생각한다.




청파동 골목에 자리 잡은 작은 편의점 ALWAYS. 매장도 작고 물건 종류도 부족해 동네 사람들이 불편한 편의점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불편한데 자꾸 끌리는 이상한 편의점이다.

그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아기자기 흥미로운 이야기에 여름밤이 길지만은 않다.

매력적인 청파동 편의점 ALWAYS는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을 것이다. 언제든 이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으면, 딸랑. 청파동 작은 골목에 있는 ALWAYS 편의점의 문을 열어보는 것도 좋겠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힐링의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