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오너러블 스쿨보이 1~2 - 전2권 카를라 3부작 2
존 르 카레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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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소설이라고 하여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요즘 소설 읽는 재미를 느끼고 있는데 거기에 더해 첩보 소설에 푹 빠져드는 시간을 나 자신에게 선물하고 싶었다.

그런데 첫 번째 소설 발표 당시 실제 유럽에서 활동하던 비밀요원이었다니, 소설가의 이력이 독특하다.

기대를 채워줄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 『오너러블 스쿨보이』를 읽어보게 되었다.




러시아 스파이 색출 후 조지 스마일리는 영국 정보부의 수장이 되어 카를라가 남긴 흔적을 쫓는다. 그는 홍콩에서 벌어지는 돈세탁과 러시아 정보부 사이의 관련성을 발견하고 제리 웨스터비를 홍콩으로 파견한다. 웨스터비는 러시아 자금이 홍콩의 유력 인사인 드레이크 코에게 모여드는 정황을 포착한다. 그러나 그가 사건의 중심에 다가갈수록 상황은 점차 험악해지기 시작한다.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의 저자는 존 르카레.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한 사실적인 묘사와 뛰어난 문학성으로 스파이 소설 장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영국의 소설가. 본명은 데이비드 존 무어 콘웰로, 1931년 영국 도싯주의 항구 도시 풀에서 태어났다. 스위스 베른 대학교에서 독일 문학을,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언어학을 공부했고 1956년 졸업 후 이튼 칼리지에서 2년간 독일어를 가르쳤다. 1959년부터 영국 외무부에서 근무하는 동시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61년 첫 번째 소설 『죽은 자에게 걸려 온 전화』를 발표했는데, 당시 그는 실제 유럽에서 활동하는 비밀 요원이었다. 동서 냉전기의 독일을 무대로 한 세 번째 소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르카레는 요원 생활을 그만두고 본격적인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이 작품은 작가 그레이엄 그린으로부터 <내가 지금껏 읽어 온 스파이 소설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영국 추리 작가 협회가 수여하는 골드 대거상 2회, 다이아몬드 대거상 등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했고 베른 대학교와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9년에는 인권과 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로프 팔메상을 받기도 했다. 2020년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그는 누구보다 예민한 감각으로 세계 정세의 상황을 포착하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 초점을 맞춰 왔다.

『오너러블 스쿨보이』는 <카를라 3부작>의 2부에 해당하는 소설로, 스파이 색출 직후 카를라의 흔적을 쫓는 조지 스마일리와 그의 공작원 제리 웨스터비의 이야기를 그린다. 러시아 정보부의 자금 흐름을 쫓아 반격을 노리는 이들의 작전은 홍콩, 라오스, 태국 등 아시아 전역을 누비며 이루어진다. 르카레는 이 소설을 통해 첩보전의 양상을 단순한 이분법적인 구도에서 벗어나 한 인간의 사회에 대한 헌신과 의무의 차원에서 그려 낸다. (책속에서)



어느 재치 있는 영국 작가는 노년에 읽을 것이 필요해서 글을 쓴다고 말했다. 지금 쉰일곱 살인 나는 아직 노년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내가 이 책의 집필을 시작한 후 13년 동안 역사가 눈에 띄게 나이 든 것은 분명하다. (13쪽)

이 책은 서문부터 호기심을 자극했다. 노년에 읽고 싶을지도 모를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 생각지 못했기 때문일까. 지금껏 글은 독자들을 위해서 쓴다고 생각했으나, 이렇게 미래의 나를 위해서 쓴다는 것 자체가 신선했다.

그것도 『오너러블 스쿨보이』는 그가 현장에서 쓴 첫 소설이고, 경험과 정보를 얻기 위해서 현지 기자를 따라다닌 첫 소설이었으니, 더욱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직접 경험을 기반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은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소설이라는 것이다. 그 부분에서 시작도 전에 들떴다.

왜 지금껏 이 소설을 알지 못했던 걸까, 그리고 지금이라도 읽게 되었다는 점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소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저자 소개와 그의 서문만으로도 나를 휘어잡기에 충분했다.



먼저 이 작품에 대해 배경지식이 좀 있어야겠다.

'사상 최고의 첩보 시리즈'라 불리는 카를라 3부작의 두 번째 작품이라는 것 말이다.

즉 이 책은 스파이 소설의 대가이자 영국 문학계의 거인 존 르카레의 책이며, 여기에는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인물인 스마일리와 러시아의 스파이 마스터 카를라의 대결이 펼쳐진다.



이 책은 '카를라 3부작'의 두 번째 작품이며, 전작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직후의 이야기를 그린다고 한다. 그리고 카를라 3부작 중 가장 긴 소설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이 책의 위치가 남달리 느껴지고 더욱 호기심이 생겨서 본격적으로 소설 속 이야기에 들어가보게 된다.



아, 그런데 시작부분에서 좀 헤맸다. 아무래도 첫 시작에서 머뭇거리게 되는 것은 전작을 읽지 않아서 조금 낯선 느낌이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영화로만 접하던 상상의 세계 말고, 실제상황을 기반으로 하는 이야기를 보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 책에서는 아시아 전역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첩보전을 보여준다. 현장감 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야기 자체가 현실에 가까울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 책을 읽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옮긴이의 글을 보면 더욱 솔깃한 이야기들이 있으니 알고 보면 더 흥미롭겠다.

조지 스마일리는 땅딸막하고 머리가 벗겨지고 안경을 쓴 인물로 묘사된다. 그러한 겉모습부터가 픽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국 스파이 중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일 제임스 본드와 정반대이다.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실제로 영국 정보부에서 일했던 존 르카레는 제임스 본드가 첩보계를 잘못 그리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일부러 정반대되는 인물을 만들어 냈다고 한다.) (460쪽)

존 르카레의 소설은 그 작가만이 산출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되어서 그런지 현장감 있게 읽을 수 있다. 또한 그 안에 그려진 인간들에 대한 세세한 묘사가 더욱 빛을 발한다.

르카레의 작품이 출간 당시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읽히는 것은 그것이 어떤 이념과 반목이 아니라 어느 시대 어떤 사회에든 존재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459쪽)

그의 작품들은 띠지에 소개되고 있으니, 스파이 소설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눈여겨보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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