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가 어딨어? - 아이디어를 찾아 밤을 지새우는 창작자들에게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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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창작자들을 위한 카툰에세이라니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좋은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올까, 거기에 대한 생각을 엿보고 싶었다.

게다가 낮에는 치과의사 밤에는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저자의 직업도 호기심을 자아내는 데에 한몫했다.

그런데 '낮에는 치과의사 밤에는 일러스트레이터?' 무언가 익숙했다. 낯익은 느낌이 들었는데, 알고 보니 저자의 책 『책 좀 빌려줄래?』를 읽었던 것이다.

그 책도 인상적이었다. 책덕후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소장욕구를 불태운 책이었으니, 당연히 이번 책에 대한 호기심도 상승했다.

이 책을 선택한 당신은 아이디어를 구하는 사람일 것이다. 봄날 오후 공원의 나무 그늘에서 아이디어를 찾는가 하면 소낙비 속에서 아이디어를 기다리다가 손가락, 발가락이 건포도처럼 쪼글쪼글해지기도 하고, 아이디어 때문에 한밤중에 깨어 식탁에서 새벽이 올 때까지 써내려가다가 다음 날 지쳐 나가 떨어지기도 했을 것이다. (7쪽)

이 책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천재가 어딨어?』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그랜트 스나이더. 낮에는 치과 의사, 밤에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에 만화를 연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2013년 카툰 어워드에서 '최고의 미국 만화'에 선정되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 헤맨 나날을 촘촘히 그려 넣은 『천재가 어딨어?』로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 그는 전 세계 책벌레들의 필독서 『책 좀 빌려줄래?』와 혼자만의 시간을 단단하게 채우는 삶의 기술을 담은 책 『샤워를 아주아주 오래 하자』로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시적인 문장과 재치 넘치는 그의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의 삶도 환하게 빛나는 것만 같다. (책속에서)

당신이 창의력을 발휘할 때, 이 책에서 통찰력을 얻으면 좋겠다. 창작의 애환을 누릴 수 있기 바란다. 무엇보다 아이디어를 모색하는 당신에게 이 책이 격려가 되기를. (7쪽)

이 책에는 영감, 노력, 즉흥성, 열망, 사색, 탐구, 일상의 좌절, 모방, 절망, 순수한 기쁨에 대한 글과 그림이 담겨 있다.



읽다 보면 뜨끔, 남 얘기가 아닌 것 같아서 공감하기도 하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것을 그림으로 이렇게 만들어내는구나' 생각하기도 한다.

아이디어를 찾아가는 과정을 공감하며 읽는 시간을 가져본다.

물론 아이디어가 이 책 속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디어를 찾아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가 엄청 공감될 것이다.



'머릿속 인테리어'를 읽으며 내 머릿속 상태를 점검한다. 복잡한 나의 두뇌도 정리가 필요하니, 머릿속에 쌓인 것들을 치우고, 감춰진 생각들을 모으고, 집중을 방해하는 것들을 쓸어내고 등등 책 속의 글대로 하나씩 점검해본다.

단지 글로만 주어지는 것과는 또 다르게, 그림과 함께 있는 글이어서 천천히 차근차근 읽으며 마음에 담아본다.

아이디어가 꽉 막힌 듯하고 답답할 때면 문득 꺼내들어 한 페이지의 글과 그림을 읽으며, 그 속에서 방법을 찾아내는 것도 괜찮겠다.



이 책은 그림도 글씨도 천천히 보아야 한다. '이 글을 이렇게 그림으로 표현했구나!'생각하니, 참신한 느낌이다.

독특한 느낌의 책이다. 그림과 글 모두에서 메시지를 전달해준다.

그나저나 아이디어는 정말 막막한 것이다.

가끔 친분이나 직업적인 성공을 희생하면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찾는 것을 자책하는가? 어느 날 바닥 모를 창의력의 우물을 발견하리라 꿈꾸면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간절히 찾는가? 이따금 아이디어 모색을 완전히 포기하고 안락한 일상 속에서 살아가는가? 언젠가 아무런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을까 두려운가?

이 책은 이런 고민들을 해결하도록 도와주지 않는다. 바닥 모를 창의력의 우물?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7쪽)

바닥 모를 창의력의 우물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하지만, 좌절할 필요는 없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것에서 새롭게 아이디어를 길어 오르는 기회를 마련해 볼 수도 있겠다.



창작자에게 영감을, 책 좋아하는 사람에게 감동을 선사한 그랜트 스나이더의 책들.

세상을 부드러운 방식으로 새롭게 비틀어보고 싶다면 스나이더의 세계에 푹 빠져보길 바랍니다. (144쪽)

이 책에 담긴 글과 그림을 보다 보면 문득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도 하고, 지금껏 꽉 막혀있는 듯한 무언가가 엉뚱하게 다른 부분에서 풀 수 있는 열쇠가 되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아이디어를 주는 것이 아닐지라도 나만의 아이디어를 자극하기 위해서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지 그 방법을 찾아볼 수 있겠다.

그랜트 스나이더의 글과 그림 유형은 읽고 나서 한참 후에 '아, 그 부분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 거였네'라며 뒤늦게 느낌이 오기도 하고, 다음에 볼 때에는 예전에 보이지 않던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기도 하니, 천천히 오래 두고 감상해 볼 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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