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이 책은 클래식을 잘 아는 사람은 물론, 클래식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 일명 클알못까지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그러는 데에는 키워드의 역할이 크다.
멘델스존은 '과로로 너무 일찍 늙어버린 청년'이라고 하고, 드뷔시는 '여인들을 자살로 몰고 간 희대의 나쁜 남자'라는데,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인지 결국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이들 중 멘델스존에 대해서 짚어본다.
베토벤, 하이든, 리스트, 바그너 등 19세기의 위대한 음악가 몇몇은 데스마스크를 남겼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이들의 말년 얼굴을 어렴풋이나마 짐작해볼 수 있죠. 이 중에는 38세에 요절한 천재 음악가 펠릭스 멘델스존-바르톨디의 데스마스크도 남아 있습니다. 멘델스존의 데스마스크를 보면 마흔도 채 안 된 남성의 얼굴이라고는 믿기지 않습니다. 50대 중반으로 보일 정도로 실제 나이보다 늙어 보이죠. 멘델스존은 30대에도 흰머리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는 왜 이렇게 늙어버렸던 걸까요. (95쪽)
멘델스존은 어릴 적부터 아침잠을 줄여가며 하루 종일 과외 수업을 받았고, 성인이 되어서도 여유와 쉼을 즐기지 못했는데, 생산적인 활동을 하지 않으면 시간을 허비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끊임없이 자신을 가혹할 정도로 몰아붙였다고 한다.
멘델스존은 잘생긴 용모에 외국어, 그림 실력까지 다방면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인 만능 교양인(96쪽)이며, 쉬지 않는 자기계발형 인간이었던 것이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타고난 재능을 남김없이 불사른 천재, 그런데 무언가 씁쓸하다.
특히 멘델스존의 데스마스크를 보면 정말 38세 남성의 얼굴이라기보다는 50대 중후반으로 보일 것이다.
천재 음악가에 대한 글만 보고 아쉬울 필요는 없다. QR코드를 체크하면 주요 작품을 직접 들어볼 수 있다. 음악만 듣던 때와는 또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