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사랑이라 말할 수 있다면
강송희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띠지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입소문으로 3만 팬커뮤니티가 생긴 화제의 책, 개정증보판! (책 띠지 중에서)

그 입소문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서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숨어있는 보석을 발견하는 느낌을 가지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펼쳐보았다.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해서 이 책 《우리를 사랑이라 말할 수 있다면》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강송희. 에세이, 동화, 소설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어느 날 뚜벅이가 걸어왔다, 말을》, 《외로운 것들에 지지 않으려면》, 《쉿! 세종대왕님이 보고 계셔!》, 《당신의 기억을 팔아드립니다》외 다수가 있다. (책날개 발췌)

우리는 어디서든 사랑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오해와 이해를 끈질기게 반복하다 어느 날에는, 기어이 서로를 안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함께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지면 좋겠습니다. 경계 지을 수 없는 우리의 수많은 사랑이, 걱정과 불안으로 물든 모든 밤의 창가에 빛이 되어 스며들기를 소망합니다. 우리를 사랑이라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이면 정말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287쪽)

이 책은 총 4 챕터로 구성된다. 챕터 1 '온 밤은 한없이 너의 쪽으로 기울고', 챕터 2 '외로운 것들에 지지 않으려면', 챕터 3 '상처가 스미는 시간을 위한 말들', 챕터 4 '사랑을 포기하지 말아요'로 나뉜다.

우산

사실 우리는, 모자를 뒤집어쓰면 비를 어느 정도 덜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모자를 썼다 하여도 한 손에 우산을 든다. 비를 맞고 싶지 않은 것이 비단 머리뿐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상처라는 것 또한 비슷한 것 같다.

혼자 견뎌내는 법을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우리는 온몸이 아프지 않기를 바라며,

누군가에게 우산이 되어 달라 손을 내밀게 되는 건 아닐까.

온몸이 비에 젖으면 몇 배는 더, 아플 걸 알고 있으니까.

그렇게 머리 위로 씌워준 우산 아래서

젖었던 마음을 말린다.

그리고 언젠간, 나만의 우산을 펼 준비를 한다.

당신이 빗속에 눈물을 숨길 때

내 우산을 살며시 건네기 위해.

(168쪽)

이 책은 그렇다. 그냥 별생각 없이 펼쳐들어 읽어나가더라도, 문득 문장의 의미가 와닿을 때 마음속을 진하게 울리고 찌르르 전율이 온다.

언젠가의 내 마음, 어쩌면 지금 당신의 마음, 살다 보면 느낄 우리들의 마음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당신의 밤하늘

옥상에 올라가는 게 아니었다.

그랬다면 계단을 오르는 동안

차오른 숨을 두근거림이라고

착각하지 않았을 것이고

어두컴컴한 공간을 비추는 달을 향해

고개를 들지 않았을 것이다.

또 그랬다면, 밤하늘을 메운 은하수를

눈에 담지 못했을 것이고

당신도 나를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아무리 생각해도,

옥상에 올라가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나는, 당신의 밤하늘이 궁금하다.

마음이, 마음대로 되질 않는다.

(15쪽)



내 마음에게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모든 외로운 것들은, 상대의 무심함만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므로,

나도 내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한 결과이므로

나는 그에게 책임을 묻는 대신,

내 마음에 묻기로 했다.

지금 그대로, 괜찮니.

슥 읽어나가다가 '쿵' 마음을 건드리며 울려 퍼지는 글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문득, 다시 들여다보고 싶은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한 지 6년이 지났다고 한다. 그 글을 읽고 다시 바라보니 그 마음이 잘 담긴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툭 던진 말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가다듬고 어루만지며 기회를 엿보다가 조심스레 나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의외로 말의 분량이 적네?' 생각하며 읽다가 문득 그 안에 엄청 많은 것이 담겨 있는 것을 깨닫고는 다시 한번 바라보고, 또다시 읽어보고, 그렇게 감상하게 되는 책이었다.

그러고 보면 사랑은 오해와 이해를 끈질기게 반복하면서도 우리네 인생에 커다란 의미를 주며 언제나 자리하고 있게 마련이다.

그러니 이 책을 읽으며 누군가를 떠올리고 언젠가의 사랑, 아니 언젠가의 자기 자신을 만나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