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1 - 개정판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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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전 나는 파친코라는 소설과 애플TV 드라마를 통해 잘 몰랐던 세상을 엿보게 되었다.

이는 내게 충격이었다.

파친코를 통해 처음으로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 또는 조선인인 '자이니치'에 대해 인식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중요한 의미였다.

소설도 드라마도 각자의 개성으로 강렬하게 나에게 다가왔다.

몇 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다시 파친코를 읽었다.

이민진 작가의 장편소설 파친코를 번역과 출판사를 달리하여 새롭게 출간한 것이다.

이번에는 이 책이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궁금해서 《파친코 1》을 읽어보게 되었다.

미리 감상을 언급해 보자면, 다시 읽은 지금, 이번에는 대략 알고 읽으니까 더 진하게 우러나오는 느낌이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다 들여다보는 듯했다.

등장인물의 심리를 세세하게 들여다보도록 디테일하게 표현했다. 심리묘사를 정말 잘해서 읽는 맛을 깊게 해주니 역시 읽어보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민진. 전 세계에서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다. 경계인으로서의 날카로운 시선과 공감을 바탕으로 한 통찰력으로 복잡다단한 역사와 인간의 본질을 포착하며 '제인 오스틴, 조지 엘리엇을 잇는 작가'라는 찬사 속에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난 작가는 일곱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뉴욕으로 건너갔다. 예일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공부한 후 조지타운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로 일했으나, 건강 문제로 그만두게 되면서 오랜 꿈이었던 글쓰기를 시작했다. 2004년부터 단편소설들을 발표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2008년 미국 이민자의 이야기를 담은 첫 장편소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으로 작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두 번째 장편소설 《파친코》는 작가가 역사학과 학생이었던 1989년에 '자이니치'라 불리는 재일조선인의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결심한 후 2017년 출간되기까지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집필한 대작이다. 일본계 미국인인 남편과 함께 4년간 일본에 머물며 방대하고 치밀한 조사와 취재 끝에 이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었다. 4대에 걸친 가족사를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일본 버블경제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다룬 이 책은 출간 즉시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아마존, BBC 등 75개가 넘는 주요 매체에서 앞다투어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고, 전미도서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33개국에 번역 출간되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에 오른 《파친코》는, 2022년 애플TV에서 8부작 드라마로 제작·방영되어 다시 한번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이민진 작가는 현재 뉴욕에 거주하며 '한국인 디아스포라 3부작'의 완결작이 될 세 번째 장편소설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책날개 전문)



2007년에 미국에서 출간한 첫 소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이 나오기까지 11년이 넘게 걸렸다. 그렇지만 그보다도 몇 년 앞서, 그 소설을 구상하기도 전에 나는 '모국(Motherland)'이라는 제목의 원고를 쓰고 있었다. 이 글은 긴 시간이 흐른 후 《파친코》로 바뀌어 2017년에 출간됐다. 첫 소설을 낸 후 딱 10년 만이었다.

지금 나는 세 번째 소설 《아메리칸 학원》을 쓰고 있으며, 이 소설은 주제가 연결된 디아스포라 3부작 '한국인(The Koreans)'의 완결편이 될 예정이다. 나는 한국인 이야기를 쓰고, 가능한 한 오래 이 주제로 작업하고 싶다.

"왜 한국인 이야기를 쓰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 질문에 대체로 나는 이렇게 답한다. 우리가 매력적이기 때문에 한국인 이야기를 쓴다고.

내게 한국인은 지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깊이 있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가치가 있는 이들이다. 온갖 놀라운 상황들을 견디며 분투해왔기 때문이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중 발췌)



'고향'은 이름이자 단어이며, 강한 힘을 지닌다.

마법사가 외는 어떤 주문보다도

혹은 영혼이 응하는 어떤 주술보다도 강하다.

찰스 디킨스



이 소설 《파친코》 1권은 2부로 구성된다. 1부는 고향 1910-1933, 2부는 모국 1939-1962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역사는 우릴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15쪽)

이 책은 이렇게 시작된다.

아마 이전에 소설을 읽은 사람들은 '나 그 작품 읽었는데…….'라는 생각보다는 '이번에는 어떻게 번역했을까?'하는 호기심에 책을 펼쳐들고 비교해 볼지도 모르겠다.

사실 내가 그랬다. 궁금해서.

첫 페이지만 살짝 보아도 다르게 했다. 번역하시는 분들의 노고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번에는 이 작품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전체적으로 어떤 분위기로 어떻게 이끌어가는지, 다시 한번 파친코의 세계에 들어가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책을 읽고 애플TV 드라마를 보았고, 이번에 다시 책을 읽었다.

이전에는 못 보았던 것이 보이는 것은 다시 한번 이 작품을 접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드라마에서 보았던 등장인물들이 눈앞에서 직접 대사를 하고 돌아다니는 듯 생생하게 살아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이번 독서는 맛이 또 달랐다. 3D 영화를 보는 듯한 현실감으로 다가와서 전율하며 읽어나갔다.

디테일한 심리 묘사도 한몫해서 드라마를 볼 때 느끼지 못했던 부분까지 세세하게 짚어보았다.



그런데 아직 1권만 출간되어서 2권이 더욱 기다려진다.

예전에 읽은 사람도, 아직 책으로 읽지 않은 사람도,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된 사람도, 이 책을 통해 작품을 접해보면 좋겠다.

작중인물들의 감성과 그들의 심리까지 섬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으니,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실감 나는 표현들이 책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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