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책 읽고 건너가기'를 총 열 편으로 구성하면서 이 열 편을 세 부분으로 나눠보았습니다. 『돈키호테』부터 『이솝우화』까지 여덟 편, 『아Q정전』 한 편, 그리고 『징비록』 한 편입니다. 『돈키호테』부터 『이솝 우화』까지의 구성은 전부 자기를 섬기는 자들의 이야기예요. 저는 일부러 이 여덟 편을 자기를 향해서 걷고, 자기가 자기에게 분명하며, 스스로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구성했습니다. 이 책들의 등장인물처럼 자기가 자기에게 분명한 사람만이 생각을 할 수 있어요. 자기가 자기에게 분명하지 않은 사람은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 자기가 왜 여기 있는지, 왜 사는지도 모르지요. 그래서 이어서 자기를 섬기지 않는 삶을 살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인생이 어떻게 엉망진창이 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아Q정전』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 사회가 어떻게 되는지를 공유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징비록』을 뽑아봤습니다. (305~306쪽)
이 책은 나름의 순서를 정해서 최진석 교수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이다. 단계별로 한 권씩 읽어나가며 생각의 폭을 넓혀볼 수 있겠다.
또한 '감사의 글'을 읽다보니 이 책이 개그맨이자 사업가인 고명환 대표와 나눈 대화와 「광주일보」에 실었던 독후감을 묶어 책으로 낸 것이라고 한다.
『돈키호테』를 시작으로 마지막에 선택한 『징비록』까지, 지금 현재 꼭 짚어보아야 할 책 이야기를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천천히 한 걸음씩 알차게 밟아가도록 도움을 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짚어주니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나 또한 그 통찰력을 건네받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일방적인 강의가 아니라 북토크 형식으로 현장감 있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니 더욱 몰입해서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이 시대에 의미를 두고 읽어볼 만한 책을 차례차례 단계별로 읽어나가며 함께 생각할 수 있도록 짚어준다. 이 책과 함께 책 읽고 건너가기 내공을 키워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