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워서 미치겠어요 -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가 알려주는 피부 가려움증의 모든 것
정진호 지음 / 해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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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가려움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거나 가족 중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이 반가울 것이다.

이 책의 제목과 표지 그림을 보면, 아마 피부 가려움증으로 고생 좀 해본 사람이라면 눈이 번쩍 뜨일 것이다.

이 책은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가 알려주는 피부 가려움증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어제도 긁다가 한숨도 못 잤습니다

건조해서. 스트레스 받아서, 약물과 병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피부 악당, 가려움증!

정확한 원인 규명부터 증상별 치료와 예방법까지

최신 연구와 수많은 치료 경험을 통해

최고의 피부 전문의 정진호 교수가 전하는 종합 처방전

가려움의 고통에서 해방되는 방법을 안내한다! (책 뒤표지 중에서)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궁금해서 이 책 『가려워서 미치겠어요』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정진호.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다. 피부노화 및 피부생리학 분야에서 많은 연구 업적을 이루어낸 세계적인 피부과학자이다.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는 가운데 특히 피부노화의 비밀을 밝혔으며, 그 예방 및 치료 방법을 개발했다.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에서 가려움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가려움증 외에도 노인성 피부질환, 류마티스성 피부질환, 수포성 피부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며,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의학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피부가 가려워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가려움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소개하기 위해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서울대학교병원에서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수많은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가려워서 미치겠어요" "가려워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어요" "제발 치료해 주세요" "제 가려움증의 원인이 무엇인가요?"라며 괴로운 표정을 짓던 환자들을 수없이 만났습니다. 그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짧은 진료시간 동안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었던 아쉬운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집필했습니다. (8~9쪽, 머리말 중에서)

이 책은 Step 1에서 Step 5까지로 구성되어 있다. Step 1 '가려움증의 치료 원칙을 이해합니다', Step 2 '가려움증의 원인을 밝힙니다', Step 3 '가려움증의 원인과 악화 요인을 제거합니다', Step 4 '가려움증 약물 치료를 단계적으로 시행합니다', Step 5 '가려움증 재발 방지를 위한 주의 사항을 실천합니다'로 이어지며, 맺음말로 마무리된다.



가려움증은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가족들까지도 지치고 힘들게 한다.

"교수님, 가려워서 미치겠어요."

"밤새 긁느라고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우리 엄마 좀 안 가렵게 해주세요. 가려워서 맨날 긁고 계세요. 마음이 너무 아파요."

이 정도의 호소에서도 잠 못 이루는 밤이 연상되어 안쓰럽기까지 하다.

매일 그런 호소를 듣는 피부과 의사의 입장에서 이 책을 써서 가려움증 치료의 원칙과 방법을 널리 설명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진료실에서 짧은 시간 동안 만나는 것 말고 환자와 보호자가 알아두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려움증 자극이 왔을 때 피부에 있는 신경 말단에서 일어나는 생화학적 반응은 길어야 1~2분 뒤에 사라집니다. 그러면 감각신경도 더 이상 활성화된 상태를 유지할 수 없고, 따라서 가려움증을 뇌로 전달할 수가 없어서 더 이상 가렵지 않게 됩니다. 이는 가려움증을 느끼기 시작한 후 1~2분 정도만 긁지 않고 참으면 가렵지 않게 된다는 과학적 근거입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가려움증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긁기 때문입니다. 1~2분만 참으면 되는데 참지 못하고 긁으면 긁는 자극으로 인해서 감각신경섬유가 새롭게 활성화되고, 그래서 계속 가렵고, 그러면 더 긁게 되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25쪽)

저자는 진료실에서 만난 많은 환자들이 가려움증이 생기면 긁지 않고 참으려 해도 참을 수가 없다고 하면서, "사실 저도 가려울 때는 참지 못하고 긁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고백한다. 이를 악물고 주먹을 움켜쥐고 절대로 긁지 말고 참는 것이 방법이라고 한다.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본격적으로 기억해야 할 것은 가려움증5단계 치료 원칙에 따라 접근하면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1) 가려움증의 치료 원칙을 이해합니다

2) 자신의 가려움증의 원인을 밝힙니다

3) 가려움증의 원인과 악화 요인을 제거합니다

4) 과학적인 약물 치료를 단계적으로 시행합니다

5) 가려움증 재발 방지를 위한 주의 사항을 실천합니다

특히 '가려움증의 원인, 반드시 있습니다'라고 하며 원인을 제거하는 것을 중시한다. 원인을 없애주는 치료를 해야 가려움증의 뿌리를 뽑을 수 있으니, 약 먹고 바르는 것보다 가장 먼저 원인을 제거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가려워서 미치겠으니 약 먹고 바르면 해결되겠거니 생각하는 것보다 다양한 원인도 찾아보고 해결책도 모색해보며 스스로 가려움증에서 벗어나는 노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예를 들어 이론적으로는 모든 약물이 가려움증의 원인일 수 있으니 복용하는 약을 살펴보는 것도 필요한데, 약에 의해 가려운 경우, 대개는 약을 중지하면 며칠 내에 가려움증이 사라질 수 있지만, 때로는 1~2개월 후에나 가려움증이 좋아진다고 한다. 약을 중지했는데 바로 가려움증이 좋아지지 않는 경우에는 약이 원인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리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62쪽)는 것이다.

또한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이 원인일 수 있으니 이 또한 생각지도 못한 원인일 수 있겠다. 건강기능식품 때문에 몸이 가려울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못 하기도 하니, 일단 가려움증이 생겼다면 모든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은 복용을 중단하라고 권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때를 밀지 말라고 거듭 강조한다. 때를 미는 것은 피부에 정상적으로 있어야 할 기름막인 각질층을 밀어내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각질층은 피부의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막아주어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해 주고 더러운 물질이 우리 몸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아주는 등 우리 몸을 보호하는 중요한 장벽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절대 때를 밀면 안 되며, 손바닥에서 비누 거품을 내서 살살 피부를 닦아주는 것만으로 피부에 붙어 있는 먼지, 오염물질, 균들을 충분히 제거할 수 있으니, 절대로 때를 밀거나 샤워 타월로 피부를 문지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행동은 피부과 의사들은 결코 하지 않는 행동이라고.

하지만 "절대로 때를 미시면 안 됩니다"라고 얘기하면 거의 모든 환자들이 이렇게 대답한다는 것이다.

"때를 밀어야 시원한데요."

"어떻게 때를 안 밀어요. 더럽게."

때를 밀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피부 건강도 나빠진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하면 안 된다고 피부과 의사는 강조하는데,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때를 밀면 시원하니, 어느 쪽을 따라야할지는 고민이 될 것이다.



뭐 이런 것까지 주의를 해야 하나 생각할 수 있지만, 매사에 세심한 것까지 노력하는 것이 가려움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바랍니다. (144쪽)

보습제에 대한 생각도 달리해야겠다. 보습제는 너무 많은 양을 바르는 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충분히 듬뿍 발라야 한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 자주, 더 많은 양을 발라야 하고 평생 보습제를 바르는 것을 습관화하라고 권한다.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치료했지만 가려움증이 좋아지지 않고, 자꾸 재발하고, 너무 가려워서 매일매일이 괴롭기에 정신적으로 지쳐 있고 우울한 상태입니다. 이런 정신적 스트레스는 가려움증을 더 악화시키고, 그럴수록 가려움증이 치료가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더 굳어지고, 인생이 우울하고 슬퍼집니다. 이처럼 가려움증이 우리 삶에 주는 영향은 매우 심각합니다. (229쪽)

그런데 저자는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에서 오랜 기간 가려움증 환자들을 치료한 경험에 비추어볼 때 5단계의 치료 원칙을 잘 이해하고 이 책에서 설명한 방법대로 가려움증의 원인을 찾아 없애고 가려움증을 악화시키는 생활 습관들과 악화 요인들을 제거하며 가려움증을 호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행동들을 실천한다면 반드시 가려움증을 치료하고 재발을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 속의 내용만 파악해 보아도 '아, 이게 내 가려움증의 원인일 수 있겠구나.' 생각하며 무언가를 찾아낼 수 있겠고, 그렇게 원인이 제거되면 가려움증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저자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여러 번 강조하여 독자에게 실천 의지를 생기게 만들어준다. 이런 행동은 피부에 안 좋으니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안 좋은 습관을 체크하고 개선하도록 도와준다.

피부과 의사가 알려주는 피부 가려움증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니 가려움증을 해결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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